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SK가 과연 삼성, KIA 양강을 무너뜨릴 수 있을까.
SK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2007년 김성근 전 감독 부임 이후 5년만이다. 당시 SK는 시범경기 1위의 여세를 몰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마저 제패했다. 5년전과 지금 SK는 분명 다르다. 그러나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한 뒤 타선의 응집력으로 승수를 쌓는 패턴은 흡사하다. 지금 상태라면, SK가 올 시즌 양강으로 꼽히는 삼성과 KIA의 아성에도 충분히 도전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마운드는 영건들의 천국, 희망 보인다
이번 시범경기서 SK는 팀 평균자책점 2.41로 1위를 차지했다. SK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바로 마운드였다. 김광현과 송은범, 엄정욱이 재활 중이고 로페즈마저 근육통으로 1경기만 등판한데다 이승호와 정대현의 공백이 커보였다. 하지만, 이만수 감독은 신인급 선수들을 대거 중용하며 희망을 내비쳤다.
지난해 가능성을 선보인 윤희상, 박희수, 김태훈 등이 이번 시범경기서도 좋은 페이스를 이어갔다. 윤희상은 2경기에 선발로 나서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했고, 박희수와 김태훈은 불펜과 선발에서 각각 3.60, 3.29로 괜찮은 활약을 선보였다. 여기에 이영욱(1.50), 임치영(2.16) 박종훈(3.65)도 좋은 투구를 했다. 또한, 박정배도 4경기서 3.00으로 맹투했다. 이들은 신인 임치영부터 방출됐다가 이적한 박정배까지 입단 사유도 다양하고, 선발과 중간으로 오갈 수도 있으며, 우완, 좌완, 사이드암까지 유형도 다양하다. 이들을 기존 불펜의 핵 정우람, 이적생 임경완과 잘 버무리기만 한다면, SK 마운드는 삼성 마운드와도 대적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 타선 끈끈한 응집력 보인다
타선에서는 4번 타자 찾기가 한창이다. 이 감독은 안치용, 박정권, 정상호 등을 연이어 시험했지만, 정상호는 발목 부상으로 재활군으로 물러난 가운데 안치용과 박정권이 경쟁을 펼쳤다. 시범경기 막판에는 안치용이 주로 4번 타순에 들어섰지만, 아직 결정이 된 건 없다. SK는 이번 시범경기서 팀 홈런이 6개에 불과한 게 옥에 티였다. 그 정도로 4번은 이 감독에겐 근심거리다.
하지만, 확실한 4번 타자가 없는 게 오히려 SK 타선의 전체적인 응집력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중심 타선의 파괴력은 떨어지지만, SK 타선은 시범경기서 상, 하위 타선을 가리지 않고 꾸준히 터졌다. SK의 시범경기서 홈런은 적었지만, 팀 타율은 0.291로 1위였고, 타점(51개)과 득점(55개)도 가장 많았다. 정근우와 박재상이 득점 물꼬를 트면 최정과 안치용, 박정권이 적절하게 연결하거나 해결했다. 찬스가 이어질 경우 하위타순의 조인성, 유재웅, 김강민, 박진만, 임훈 등이 나란히 한 방을 터트렸다. 또한, 내야수 안정광도 2홈런 8타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현재 SK 타선이 아무리 중심타선의 화력이 떨어지더라도 과거 김성근 감독 시절의 타선 응집력이 정규시즌서 이어질 경우 투수 입장에서는 그 어느 팀보다 상대하기가 곤혹스러울 것이다.
▲ 주전급 부상병, 비밀 병기로 줄줄이 대기
SK는 부상병이 많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주전 라인업을 짜도 될 정도다. 타선에서는 정상호와 박경완이 나란히 재활 중이다. 시범경기서 발목을 다친 정상호는 개막전 출장도 물 건너 갔다. 박경완도 아직 차도가 보이지 않는다는 게 SK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마운드에서는 김광현과 송은범이 재활 막바지 단계에 돌입했다. 이들이 가세할 경우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단지, 시기가 문제일 뿐이다. 비밀병기가 있어 오히려 든든한 SK다.
▲ 삼성·KIA 양강 위협한다
시범경기는 어디까지나 시범경기다. 그러나 이 감독은 “시범경기도 실전같이 했다”고 말했다. 이는 곧 갖고 있는 전력을 100% 극대화해서 나섰다는 의미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다른 팀들은 전력으로 승부를 하지 않은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시범경기서 1위를 했다고 해서 장밋빛 정규시즌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기존 양강 삼성과 KIA에 분명한 메시지를 던진 것도 사실이다. SK는 지난 5년간 승리하는 방법을 스스로 체득한 팀이다. 그게 5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부산물이다. 이는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는다. 이길 줄 아는 힘, 거기에 시범경기 선전의 자신감이 더해진다면, SK의 상승세는 정규시즌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애당초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SK가 시범경기 1위를 차지하면서 삼성과 KIA 양강을 허물 강력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SK 선수단.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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