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전창진 감독의 ‘KT 2기’가 시작된다.
프로농구 부산 KT는 2일 보도자료를 내고 오는 4월 30일 계약이 만료되는 전창진 감독이 KT와 3년간 연봉 4억 5천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전 감독은 지난 세 시즌 동안 KT의 정규시즌 우승과 준우승 각각 1회를 이끌었고, 올 시즌까지 세 시즌 연속 KT를 4강 플레이오프에 올려놓았다. 강력한 카리스마를 바탕으로 한 선수단 장악에 해박한 전술전략운영까지 프로농구 최고 명장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그런 그가 그려나갈 KT 2기는 어떤 모습일까.
▲ 2% 부족한 강호 꼬리표 뗄까
KT는 추일승 감독 시절부터 약체 이미지를 벗어 던졌었다. 하지만, 전 감독은 이런 KT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용병에 의존하기보다 국내 선수의 비중을 높였다. 개인이 아닌 우리를 만든 것이다. 그 결과 박상오, 김영환, 조성민이라는 걸출한 포워드를 탄생시켰고, 이들이 이른바 쉴세없이 컷인과 스크린을 통한 득점 찬스를 만드는 ‘무빙 오펜스’를 이끌었다. 수비에서도 몸을 날리지 않는 대인마크와 트랩 디펜스 등 변칙 수비로 용병이 주축이 된 팀의 콧대를 꺾었다.
KT의 이른바 ‘벌떼농구’는 현대 농구의 트렌드를 만들었다. 하지만, 분명한 한계도 있었다. 전 감독의 KT 1기에서 정규시즌서 우승의 맛을 봤지만, 끝내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지는 못했다. 단기전에 절대적이라는 높이가 낮았기 때문이다. 늘 결정적인 경기서 높이의 위력에 가로 막혀 ‘2인자’라는 인상을 강하게 남겼다. 따지고 보면 특정 선수의 의존도를 낮추며 전원 득점에 가세하는 농구를 펼친 것도 높이를 바탕으로 골밑에서 확실하게 득점을 하거나 리바운드 장악능력을 보여줄 수 있는 선수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용병들도 2% 부족했다. 찰스 로드는 화려했지만, 들쭉날쭉한 기량을 선보였고, 제스퍼 존슨은 정확한 외곽슛을 갖췄지만 리바운드 장악 능력이 부족해 골밑에 큰 보탬이 되지 못했다. 전 감독은 KT 2기에서 높이를 보강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았다.
▲ 팬들에게 이미지 개선 가능할까
외부적으로도 부담스러운 부분이 있다. 바로 팬들과의 관계다. 전 감독은 지난 시즌 로드의 교체 여부를 두고 본의 아니게 부산 팬들에게 원성을 들었다. 전 감독은 오로지 우승에 정조준이 돼 있었기에 용병이 골밑에서 착실한 플레이를 하길 원했다. 그러나 부산 팬들은 호쾌한 덩크슛을 선사한 로드를 좋아졌다. 한 마디로 보는 시각이 달랐다. 이런 점이 맞물려 전 감독에 대한 팬들의 이미지는 좋지 않아진 게 사실이다. 여기에 심판에 대한 항의나 선수단 다잡기의 일환으로 작전을 지시하지 않거나 벤치에서 다리를 꼬고 체념하는 모습 등은 분명 좋지 않게 비춰진 게 사실이다. 전 감독은 KT 2기에서 이런 이미지를 개선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전 감독이 계속 그런 이미지를 이어갈 경우 아무리 성적이 좋더라도 부산 팬들의 마음을 얻지 못할 수도 있다.
▲ 결국, 목표는 챔피언결정전 우승
KT의 근본적인 목표는 자명하다. 창단 첫 챔피언 결정전 우승이다. KT가 3년전 동부에서 전 감독을 영입한 이유도 바로 그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KT 1기에서 전 감독은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하지 못한 채 찜찜한 시즌 마무리를 했었다. 그럼에도 KT는 전 감독의 선수단 장악 능력과 전술 능력을 높이 사 3년 재계약을 안겼다. KT 2기에서 전 감독은 높이 보강, 새로운 스타의 발굴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대한 부담이 더욱 커지게 됐다. 어쨌든 KT는 전 감독에게 진정한 명문구단도약의 명운을 걸었다. 이는 곧 전 감독 본인의 지도자 인생에도 또 다른 도전이 될 전망이다.
[KT와 3년 재계약한 전창진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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