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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류승범의 좀비 변신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디테일한 분장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표정과 몸짓, 음성은 한 번도 직접 본적 없는 좀비 그 자체였다. 우스우면서도 섬뜩한 분위기는 류승범이기에 뿜어져 나오는 묘한 존재감이었다.
류승범의 좀비 변신 모습은 2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영화 '인류멸망 보고서' 언론시사회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류승범은 임필성 김지운 감독의 영화 '인류멸망 보고서'의 첫 번째 단편 '멋진 신세계'에서 좀비가 되는 윤석우로 나온다.
석우는 퀸카 유민(고준희 분)와의 데이트 약속에 마음이 급해 음식물 쓰레기를 분리수거 하지 않은 채 버리게 되고 그 결과 괴 바이러스가 발생해 인류 전체가 바이러스에 물들게 됐다.
영화는 좀비로 아비규환이 된 세상을 그린다. 류승범과 고준희도 예외는 없었다. 가슴 아픈 대목은 류승범의 키스가 사랑하는 여인, 고준희까지도 바이러스에 감염되게 만든다는 것이다. 이에 영화는 좀비가 됐음에도 서로에게 간절한 두 사람의 모습을 비추며 여운을 남겼다.
언론시사회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류승범은 좀비 변신에 대해 "변해가는 내 모습이 재미있었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좀비 역할이라 감독님과 사전에 몸짓과 소리에 대해 의논을 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역할이라 즐거웠다. 힘든 것보다는 분장한 내 모습에 놀라기도 했다"라며 "연기하면서 배우가 사실 이런 연기를 하는 것이 흔한 기회는 아니라 너무 좋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전작 '페스티벌'의 변태 역할과 '시체가 돌아왔다'의 똘끼 충만한 사기꾼 캐릭터에 이어 좀비까지 파격적인 역할을 연속적으로 소화한 것에 대한 부담감으로 "이러다 B급 배우가 될까 걱정된다. 그러나 이런 영화야말로 B급이 아니라는 것을 아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국내에서 좀비 역할을 그 만큼이나 어울리게 소화할 배우가 몇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도 이미 그는 B급으로 낙인찍히기가 어려울 것 같다.
'인류멸망보고서'는 11일 개봉된다.
['인류멸망보고서' 스틸컷. 사진=타임 스토리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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