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일, 모든 게 뒤바뀔 수 있다.
지난 1일 2012 팔도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끝났다. SK가 예상을 뒤엎고 1위를 차지했고, 롯데가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제 8개 구단은 2일부터 6일까지 5일을 쉰 뒤 진짜 승부인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한다. 참고로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 후 휴식 없이 곧바로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올 시즌만 해도 이미 일본에서 개막전을 개최한 데 이어 4일까지 시범경기를 이어가다가 5일부터 정규시즌에 돌입한다. 그런데 KBO은 왜 5일간의 휴식일을 두는 것일까.
국내 프로야구는 시범경기도 공식경기로 취급한다. 메이저리그는 시범경기를 스프링캠프의 연습경기와 동일하게 본다. 홈&어웨이의 구분 없이 스프링캠프 현장에서 치르기도 한다. 한 팀을 두개의 스쿼드로 나눠서 치르는 스플릿 게임도 심상찮게 열린다. 그러나 국내 시범경기는 스프링캠프를 끝내고 국내로 돌아와 홈&어웨이로 제대로 격식을 갖춰 치른다는 게 다른 점이다.
때문에 KBO는 시범경기 후 8개 구단에 일정 기간의 휴식일을 보장해왔다. 시범경기가 끝난 이후 8개 구단에 정규시즌을 앞두고 재정비를 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이 기간에 날을 잡아 미디어데이나 감독자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8개 구단 감독 중 시범경기 후 5일간의 휴식을 반기지 않는 감독은 없다. 다만, 2008~2010년 롯데 지휘봉을 잡았던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만이 메이저리그 시스템에 익숙한지라 시범경기 후 정규시즌에 곧바로 돌입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이는 어느 정도 전략적인 측면이 있다. 롯데는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연속 시범경기 1위를 차지했다. 로이스터 전 감독은 내심 시범경기 1위의 좋은 분위기를 정규시즌까지 곧바로 이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통상적으로, 시범경기의 흐름은 정규시즌 직전 5일의 휴식일에 끊긴다. 롯데가 지난 3년간 시범경기 1위 후 시즌 초반 고전한 모습을 보인 것도 5일간의 휴식일에 팀 분위기가 바뀐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반면 지난해 시범경기 7위 삼성은 결국 통합 우승을 일궈냈다. 으레 강팀들은, 시범경기서 컨디션을 조절하고 휴식일을 통해 팀 분위기를 다잡은 뒤 정규시즌 초반부터 강공드라이브를 걸곤 했다. 물론 2007년의 SK처럼 시범경기서 1위를 한 분위기를 휴식일에도 훈련으로 유지한 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서 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다.
8개 구단은 오는 6일까지 시범경기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적절한 실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삼삼오오 짝을 지어 연습 경기를 갖는다. 또한, 부상 선수들과 개막 2연전에 나설 투수들 역시 컨디션 조절에 만전을 기할 것이다. 과연 이번 시범경기 후 5일간의 휴식이 8개 구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시범경기서 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은 분위기 반전을, 시범경기서 상위권에 올랐던 팀들은 분위기 유지를 노릴 것이다. 이른바 동상이몽이다.
[시범경기를 진행 중인 잠실구장.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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