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008년의 반전을 기억할까.
삼성 박한이는 2001년 입단 후 지난해까지 11년 연속 100경기 이상 출장했으며, 이렇다 할 부상도 없이 꾸준히 외야를 지켰다.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11시즌 중 5시즌서 3할 이상을 때렸고, 빠른 발에 비해 주루 플레이 실수가 잦지만 외야 수비력도 준수한 편이다. 그런 박한이의 첫 번째 시련은 2007년이었다. 극도의 부진에 빠졌었다. 타율 0.267에 2홈런 27타점에 그쳤다. 한대화 수석코치(현 한화 감독)에게 ‘똑딱이’라는 핀잔을 들었던 것도 그때였다.
그러나 2008년 박한이는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타율 0.316으로 2003년의 0.322 다음으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4홈런 41타점으로 톱타자 치고 나쁘지 않은 부수익도 얻었다. 삼성은 그때부터 야수들의 세대교체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박한이가 지키는 외야 한 자리는 변함이 없었다. 붙박이 중견수에서 우익수로도 투입됐지만, 무난하게 적응했다. 이후 삼성 외야에는 우동균, 허승민, 이영욱 등이 차례로 뛰어들었지만, 박한이는 결코 쉽게 밀려나지 않았다.
그러다 두번째 위기는 지난해에 찾아왔다. 시즌 내내 부진했고, 또 불운했다. 잘 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수의 호수비에 걸려 안타가 아웃으로 둔갑한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여기에 지난해 류중일 감독이 박한이에게 공격형 2번 타자를 요구하면서 머리 속에 혼란이 찾아왔다. 정확한 타격과 장타력을 노리는 타격 사이에서 밸런스를 잃었다. 삼성은 지난해 최형우의 크레이지 모드 덕분에 상위타선 파괴력이 나쁘지는 않았지만, 박한이가 중심 타선에 매끄럽게 밥상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결국, 박한이는 지난해 데뷔 후 가장 낮은 타율인 0.256, 4홈런 30타점에 그쳤다.
이러한 와중에 삼성의 2군 팜에서 끊임없이 싱싱한 외야 제목이 올라오고 있다. 지난해 주전으로 도약한 배영섭에 이어 김헌곤과 정형식도 호시탐탐 주전 도약을 노리고 있다. 베테랑 강봉규도 무시할 수 없다. 최형우는 이승엽의 입단으로 올 시즌 붙박이 좌익수다. 박한이로선 자칫 부진할 경우 백업 요원으로 밀려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박한이는 결코 쉽게 죽지 않고 있다. 류 감독은 올 시즌 박한이에게 2번 타자뿐 아니라 7번타자도 맡길 복안이다. 중심 타선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약한 하위타선을 보강하기 위해서다. 적응에는 별 문제가 없었다. 전지훈련에서 배드민턴으로 체력과 유연성을 다진 그는 시범경기서 타율 0.375 1안타 4타점으로 제 몫을 했다. 특히 2번 타순에서 타율 0.381 1타점 5득점, 7번 타순에서 타율 0.374 3타점 3득점으로 고른 활약을 했다. 일단, 지금으로써는 2007년 부진 후 재기에 성공했던 2008년이 떠오르고 있다.
류 감독은 박한이와 조동찬을 올 시즌 2번 타자감으로 조율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박한이는 1일 시범경기 최종전이었던 대구 두산전서 왼쪽 허벅지 뒤쪽에 통증을 느껴 중도 교체됐다. 부상 정도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큰 부상은 아닌 듯하다. 허벅지 컨디션 회복이 변수이지만, 시범경기 페이스만 봤을 때는 올 시즌에는 박한이에게 류중일표 공격 야구의 첨병 역할을 맡겨도 될 듯하다. 박한이가 2008년의 반전을 다시 한번 노리고 있다.
[박한이.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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