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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사랑비'가 1970년대에서 2012년으로 40년 이상 점프를 하며 트랜디한 사랑을 예고했다.
KBS 2TV 월화드라마 '사랑비'(극본 오수연. 연출 윤석호. 제작 윤스칼라)는 1970년대 느리고 아날로그 사랑과 2012년 빠르고 트랜디한 사랑을 다룸으로써 사랑의 변하지 않는 본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가을동화'의 윤석호 감독과 오수연 작가의 만남으로 방송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뚜껑을 연 '사랑비'는 시청률 면에서 참패를 당했다.
아름다운 영상과 1970년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배경, 음악 등 호평을 받을만한 요소가 많았지만 시청자들은 '사랑비'를 외면하며 시청률 5%대를 유지하며 월화극 꼴치라는 굴욕을 당하고 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사랑비' 노래 가사를 보면 '살랑살랑살랑 들려오는 빗소리'라는 부분이 있다. 1970년대는 가사처럼 '살랑살랑' 불어왔다. 하지만 3일 방송된 4회 방송분 말미에 등장한 2012년은 폭풍우처럼 몰아치는 사랑을 예고했다. 이제 더 이상 살랑 바람은 없다.
아름다운 영상과 향수를 자극하는 스토리에도 '사랑비'가 외면을 당한 이유는 '트랜디' 때문이라는 것이 대다수의 의견이다. 또 하나의 이유를 들자면 바로 배우 장근석과 소녀시대 윤아에게 대중들이 기대하는 이미지다. 이 부분은 트랜디의 연장선에 있다.
장근석과 윤아는 현시대에 핫한 스타다. 장근석은 거침없는 입담과 주변의 시선을 신경쓰지 않는 당당함 등으로 젊은 층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스타다. 모든 팬이 그렇진 않겠지만 장근석의 대다수 팬들은 젊은 층이고, 이들은 1970년대의 향수보다 방력넘치는 장근석의 모습을 고대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랑비' 속 장근석은 사랑하는 여자에게 고백은 커녕 손한번 잡기도 힘들어하는 순수한 청년으로 등장한다. 자신의 매력을 발산하며 여심을 단숨에 사로잡는 장근석은 어디에도 없다.
윤아도 마찬가지다. 무대에서 파워풀한 댄스, 또 각종 예능에서 쾌활하고 명랑한 모습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사랑비'에서는 병에 걸린 비련의 여주인공에 불과하다. 물론 비주얼적으로 두 사람은 1970년대에 완벽히 흡수됐지만, 시청자들의 기대치와는 다른 모습이었다.
4회 말미에 2012년 짧은 등장에서 장근석과 윤아의 만남은 폭풍우처럼 몰아쳤다. 장근석이 윤아에게 반하는 시간은 1970년대와 2012년 모두 3초에 불과한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뒷 이야기는 전혀 다를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기대감으로 '사랑비' 시청률은 소폭 상승했다.
4회까지 '살랑살랑 빗소리'는 충분히 들려줬다. 이제 운명처럼 만난 장근석과 윤아를 느림의 미학이 아닌, 2012년에 맞춰 빠르고 트랜디하게 보여줄때다. 두 사람의 '1초, 2초, 3초' 사랑을 기대해 본다.
한편 3일 밤 방송된 '사랑비'는 전국 시청률 5.3%(AGB닐슨미디어 리서치)를 기록했다.
[윤아(왼쪽), 장근석. 사진 = 윤스칼라 제공]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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