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2승 2패. 그러나 실질적으로 급한 쪽은 동부다.
원주 동부와 안양 KGC인삼공사가 4일 안양체육관에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차전을 치른다. 1~4차전까지 모두 5점 이내 승부를 펼칠 정도로 두 팀은 KBL 15년 챔프전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써내려 가고 있다. KGC의 쉴틈없이 뛰는 농구에 동부도, KGC도 지치기 일보직전이다. KGC는 그래도 이 방법뿐이라고 “갈 데까지 가자”를 선언했다. 한마디로 지난 1~4차전은 모든 전문가의 예상을 뒤엎고 동부가 KGC의 페이스에 말렸다.
두 팀의 배터리는 그야말로 방전 직전이다. 1일 4차전을 치른 뒤 이번 챔프전 들어 처음으로 이틀 휴식을 가졌지만, 4강 플레이오프부터 쌓여온 피로가 다 풀렸을 리 만무하다. 때문에 이제는 정신력 싸움만 남았다. 그런데 정신력이라는 게 그렇다. 체력이 떨어지면서 집중력이 떨어지면 정신력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확실히, 올 남자농구 포스트시즌 일정은 지나치게 빡빡하다.
하지만,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을 뒤엎을 수는 없다. KGC는 1~4차전서 보여준 전술과 전략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김성철, 김일두 등 백업 멤버의 활용도를 더욱 높여 전원 벌떼농구를 구사해 개개인의 체력 부담을 최대한 나누려는 시도를 할 가능성은 있지만. 기본적으로 뛰는 농구를 유지할 것이다. 아무래도 평균 연령이 동부보다 어리고, 주전들의 의존도가 동부보다 낮은 KGC가 이러한 전략을 포기할 이유는 없다.
결국, 5차전의 관전포인트는 1~4차전서 KGC의 전략에 휘말린 동부가 어떠한 대비책을 들고 나오느냐에 달렸다. 동부는 상대적으로 속전속결로 챔프전을 끝내려고 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게 됐다. 누군가 미치는 선수가 나와야 한다. 챔프전 들어 다소 침묵하고 있는 윤호영이 활발한 내, 외곽 공격을 펼쳐 KGC 수비진을 흔들 필요가 있고 동부 특유의 끈끈한 골밑 수비가 살아나야 한다. 어쨌든 동부로써는 KGC가 뛰는 농구를 못하도록 철저한 지공 위주의 공격과 리바운드를 더욱 강화할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런 것들도 이틀 쉬면서 어느 정도 체력관리가 됐는지를 우선적으로 체크해봐야 할 것이다.
동부가 공략할 포인트는 또 있다. 바로 반칙이다.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KGC는 반칙 관리가 미숙하다. KGC는 3차전서 크리스 다니엘스가 4반칙에 걸려 골밑 제공권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고, 4차전서도 오세근이 4반칙으로 물러나자 넉넉히 앞서던 KGC를 동부가 맹추격한 바 있다. 빠른 공수전환과 한 박자 빠른 패스, 적극적인 압박 수비 등은 자연히 반칙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동부는 KGC의 이런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반칙을 유발하는 공격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2승 2패. 이날 승리하는 팀이 원주에서 열릴 6~7차전의 주도권도 잡는다고 보면 된다. 이번 챔프전이 KGC의 의도대로 극도의 체력전으로 가고 있는 가운데 벼랑 끝에 몰릴 경우 2경기를 내리 잡아내는 건 체력적, 정신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가운데 뜨거운 농구열기를 내뿜고 있는 안양의 현장 분위기도 아무래도 KGC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대로 6차전을 KGC가 잡을 경우 흐름은 KGC로 완전히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동부로썬 어떤 방법으로든 이날 5차전서 KGC의 빠른 농구에 대한 대비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주성과 크리스 다니엘스.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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