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박한이가 결국 개막전서 빠졌다.
삼성의 개막엔트리를 살펴보면, 박한이의 이름이 없는 게 눈에 띈다. 이번 시범경기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냈던 박한이는 두산과의 시범경기 최종전서 수비 도중 허벅지 뒷근육이 약간 찢어졌다는 진단을 받고 당분간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전망이다. 4주간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하니 최악의 경우 삼성은 4월에 박한이 없이 타선과 외야진을 꾸려야 할지도 모른다.
타선의 경우 올 시즌 류중일 감독에게 사실상 주전 2루수로 낙점 받은 조동찬이 박한이의 자리인 2번 타순에서 테이블 세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야진 구성은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 외야에는 이미 좌익수 최형우, 중견수 배영섭이 고정돼 있다. 문제는 박한이가 맡던 우익수. 이 한 자리를 놓고 최소 4대1의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지난해 백업 외야수를 맡았던 이영욱은 군입대한 상황.
김헌곤과 정형식에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우동균까지 3명의 젊은 피에 베테랑 강봉규가 가세해 접전을 벌이는 형국이다. 김헌곤은 제주관광고와 영남대를 거쳐 지난해 11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전지훈련에서 기량이 급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최근 고양 원더스에 입단한 정영일의 동생으로 알려진 정형식도 지난해 11월 아시아선수권 결승 소프트뱅크전서 결승 적시타를 치며 큰 경기서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우동균도 작은 체구이지만 스윙스피드가 좋아 일발장타력이 있는 외야수다. 여기에 2009년 최고의 기량을 선보인 뒤 지난 2년간 부상과 부진으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강봉규도 호시탐탐 주전을 노리고 있다.
삼성은 개막엔트리에 투수를 9명 넣었다. 향후 2~3명 정도가 늘어난다고 가정할 때 외야수가 1명 정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일단 7~8일 개막 2연전서 어떤 방식으로든 출장 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는 주전은 고사하고 2군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결국 이들은 최소한 대타와 대수비로 기회를 잡아야 할 실정이다. 다만 시범경기서 대체로 신통찮은 타격감을 보였다는 게 걸림돌이다.
공수주를 두루 갖춘 박한이의 결장은 2연패를 노리기 위해 초반부터 치고 나가야 할 삼성에 큰 악재다. 그러나 한편으로 박한이의 공백 속 치열한 주전 경쟁은 오히려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 삼성은 가능성이 있는 백업 유망주가 많지만 주전들의 위용도 확고부동하다. 그 결과 1군 진입 직전에 좌절하면서 의욕이 꺾여 기량 성장에 정체가 온 유망주들도 분명히 있었다.
그러나 박한이의 부상으로 다른 외야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게 되면 1군에서 백업 역할을 하고 있는 선수들과 2군 유망주들도 스스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다. 그야말로 건전한 경쟁 및 내부 성장이 가능한 것이다. 시범경기서 맹타를 휘두른 박한이의 타격감이 아까운 삼성이지만 부상으로 시작되는 외야진의 경쟁이 오히려 삼성이 더 단단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박한이.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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