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동광호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지난 시즌 최하위의 아픔을 딛고 새출발을 선언했다. 삼성은 지난 4일 이상민과 김상식 전 오리온스 감독을 코치에 선임해 8년만에 삼성에 복귀한 김동광 감독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하지만, 현재 삼성은 KBL 최약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해야 할 상황이다. 최고의 벤치워크가 필요하다. 그래서인지 무게 있고 화려한 코칭스태프 조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감독급 코치만 2명, 과연 이들이 김 감독과 뭉친 뒤 삼성은 어떤 팀으로 바뀔까.
▲ 두 코치,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 된다
김동광 감독은 5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감독은 젊은 사람만 감독하라는 법은 없다고 주장했다. 맞는 말이다. 김 감독은 누구보다 지도 경력이 풍부하다. 삼성과 SBS 시절 우승도 해봤고 바닥도 경험해봤다. 여기에 농구를 보는 시각도 넓혔다. 2007년부터 KBL 기술위원과 경기이사, 경기위원장을 거쳐 올 시즌에는 MBC 스포츠 플러스에서 해설위원으로 일했다.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른 지도자가 지휘하는 농구를 많이 보고, 느꼈다. 농구 감각에서 젊은 감독들에게 뒤질 이유가 없는 셈이다.
일단 김 감독의 능력에 대해선 의심할 이유가 없다. 그렇다면, 코치들은 자신이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면 된다. 김상식 코치도 5일 기자간담회에 참가해 김 감독 보좌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김 코치는 이미 SBS 시절 김 감독 밑에서 코치를 했다. 누구보다 김 감독의 지도 스타일을 잘 안다.
이상민 코치도 할 일이 있다. 삼성에는 여전히 본인이 선수 시절 함께했던 선수가 즐비하다. 이들과 김동광 감독, 김상식 코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어쩌면 삼성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김 감독은 취임 일성으로 나 아닌 우리를 강조했다. 그렇다면, 선수들부터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 이 코치는 이 과정 속에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김 감독과 김 코치가 체크하지 못한 것을 짚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 결국, 세 사람이 분명한 역할 분담을 한다면, 최강의 벤치 워크를 빚어낼 가능성이 크다.
▲ 프런트가 중심을 잡아야 한다
그렇다면, 정말 문제는 없을까. 과거에도 종목을 불문하고 화려한 코칭스태프를 앞세운 팀이 많았다. 하지만, 최고의 조합이 최고의 조화를 담보하진 않았다. 노파심이지만, 삼성도 어쨌든 코치 2명 모두 감독급이라고 봐야 한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가는 법. 자신의 영역을 벗어나는 순간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더구나 이상민 코치는 삼성에서 은퇴할 때부터 '차기 삼성 감독 내정설'의 주인공이었다. 물론 이 코치는 지난 2년간 농구 유학을 떠나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있었다. 자신의 정확한 역할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김 감독과 김 코치, 이 코치가 근본적으로 서로 추구하는 농구가 다를 경우, 조화가 깨질 여지는 있다. 김 코치도 오리온스에서 감독을 해본 사람이고, 이 코치도 근본적으로 미국에서 감독 수업을 받으며 자신의 농구관을 정리하고 가다듬은 사람이다. 프로야구 SK의 경우를 살펴봐도, 결국 180도 다른 야구를 추구하는 김성근 감독과 이만수 코치가 지난해 여름 모양새 나쁘게 헤어지고 말았다. 이는 프런트가 주변의 소문을 차단하고 해결하지 못해 갈등이 표면화된 탓이 없다고 본다면 거짓말이다.
삼성 프런트도 세 사람이 최고의 벤치워크를 빚어낼 수 있게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김동광호가 닻을 올린 지금부터는, 그간 끊임없이 나돌았는 이 코치의 차기감독 내정설이 절대로 나와선 안 된다. 그럴 경우 김 감독이 자신의 농구를 펼칠 수 없다. 삼성 프런트와 김상식, 이상민 코치는 김동광 감독이 60세의 열정을 내뿜을 수 있게 지원해주고 도와줘야 한다. 그게 구겨진 명문구단의 자존심을 회복하는 첫 걸음이다.
[김동광 감독, 이상민 코치. 사진=마이데일리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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