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자만과 방심, 그리고 부담. 삼성의 2012년 키워드다.
디펜딩 챔피언 삼성이 7일 LG와의 홈 2연전으로 정규시즌을 열어 제친다. 시범경기서 7위를 차지했지만, 총력전을 한 마지막 5연전서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뛰어난 전력을 과시했다. 현 시점에서 삼성이 정규시즌서 부진할 것이라는 예상을 하는 사람은 없다. 박한이가 허벅지 뒷근육 부상으로 개막엔트리에서 빠졌지만, 장기간 결장을 하지 않는다면 큰 손실은 아니다. 어느 시점에서 치고 오르냐가 관건이지만, 전문가들은 결국 삼성이 선두 싸움을 주도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다면, 삼성은 정말 걱정이 없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많은 전문가가 삼성의 올 시즌 가장 큰 약점이자 적으로 “자만과 방심, 부담”을 꼽는다. 야구는 멘털 스포츠다. 선수 개개인의 마음 가짐과 집중력에 따라 공 하나에도 승부가 뒤집힐 수 있는 게 야구다. 이 과정 속에서 잠시라도 자만이나 방심을 한다면, 그 때문에 1~2경기씩 지는 날이 거듭된다면, 삼성이 선두를 달린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어차피 8개 구단의 전력 차이는 종이 한 장 차이다. 만만한 팀은 없다.
사실 모든 인간이 그렇다. 지난해 우승을 해내면서 스스로 자신과 팀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섰다고 생각하면, 일시적으로 목표의식이 사라져 방심을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내가 아니더라도 누군가 잘해줘서 이기겠지’라는 자만이 부지불식간에 생기기 마련이다. 또한, 시즌 초반 2위권과의 격차를 크게 벌린다고 가정할 때 ‘한 경기 쯤이야…’라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선수도 사람인 이상, 지치고 힘이 들 때, 혹은 긴장감이 지나치게 떨어질 때 이런 가정이 현실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아무리 모든 플레이가 개인 연봉고과 대상에 오른다고 해도 매 경기, 모든 순간에 100% 집중을 하기란 어렵다.
언론에서 삼성이 최강이라고 전망하는 것도 자칫 선수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 삼성은 2008년부터 점진적으로 진행된 세대교체가 이제 마무리가 되는 단계이지만, 현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 돼 우승을 해본 건 고작 지난해 단 한 시즌뿐이다. 이제 이기는 야구의 맛을 알아가는 선수들이다. 삼성 야구는 강력하지만, 아직 덜 여물었다. 이 과정 속에서 젊은 선수들이 지나친 부담을 짊어진다면,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이런 우려는 노파심일 수 있다. 삼성은 지난 비시즌에 괌, 오키나와를 거쳐 부상 선수 없이 강도 높은 훈련을 마쳤다. 끊임없이 유망주를 육성하면서 3군을 만들어 장기적으로 1군을 두개의 스쿼드로 나눠도 될 정도의 강팀으로 거듭나려는 준비를 차곡차곡 하고 있다. 코치 수도 늘렸고, 선수들에게 끊임없는 건전한 긴장감을 조성하고 있다. 그 결과 투타 전 포지션에서 빈틈없는 강력한 전력을 구성했다.
하지만,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아무리 강팀이라고 해도 한, 두 차례 위기는 찾아온다. 선수들은 정신적인 피로를 호소할 것이고 그럴 때 부정적인 생각과 방심, 자만 등이 한꺼번에 찾아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어쩌면 류중일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들이 좋은 팀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건 팀이 위기에서 몰렸을 때 쉽게 무너지지 않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삼성이 시즌 초반부터 팀 분위기를 어떻게 만들어갈까. 혹시, 삼성이 나머지 7개 구단에 비해 압도적인 성적으로 독주를 한다면, 그 다음으로 지켜봐야 할 건 선수 자신의 자만, 방심, 그리고 부담과의 싸움이다.
[승리 후 환호하는 삼성 선수단. 사진=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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