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개막전 최고 성적이다.
한화 에이스 류현진은 유독 개막전과는 인연이 없다. 지난 7일 롯데와의 개막전까지 데뷔 후 5번이나 개막전 선발에 나선 류현진은 그러나 승리는 5⅓이닝 4피안타 4볼넷 2실점을 기록한 2009년 SK와의 개막전뿐이었다. 2007년 SK전서 사상 첫 개막전 선발 등판에 나섰던 류현진은 5⅔이닝 5피안타 4볼넷 4실점으로 승패와 인연을 맺지 못했고, 2008년에는 롯데와의 개막전서 5이닝 6피안타 7볼넷 5실점(4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010년에는 홈 개막전에 나서 승리했던 류현진은 지난해 롯데와의 개막전서는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그리고 7일 롯데와의 2012년 개막전. 6이닝 8피안타 5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개막전 사상 첫 퀄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나 또다시 패전투수가 됐다. 이로써 개막전 성적은 1승 3패 평균자책점 5.81이 됐다. 팀 타선이 11안타를 쳤으나 1득점에 그친 게 천추의 한이 됐다. 그러나 야수들의 득점 지원과 별개로 류현진 스스로 롯데 타선을 무난하게 막아내며 올 시즌 전망을 밝혔다.
돌이켜보면 류현진은 지난해를 제외하고 시즌 초반 성적이 나빴던 적이 없다. 최악의 시즌 스타트를 끊었던 지난해 4월 성적은 1승 4패 평균자책점 5.29였다. 그러나 2010년에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1.85, 2009년에는 4승 평균자책점 2.76, 2008년에는 5승 평균자책점 1.84였고, 2007년에는 3승 1패 평균자책점 2.82, 2006년에도 3승 평균자책점 1.57이었다. 15승 이상을 거뒀던 2007년, 20008년, 2010년 모두 시즌 초반부터 성적이 좋았다.
이런 가운데 자신의 개막전 등판 중 올 시즌 개막전서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비록 승리 대신 패배였지만, 투구 내용을 살펴보면, 내야수들의 수비 실수로 주자를 진루시켜준 게 많았다. 1회 조성환에게 홈런을 맞은 걸 제외하고 3회 실책이 포함돼 비자책점으로 기록됐고 이후에는 6회까지 완벽에 가깝게 막아냈다. 연속 안타로 내준 실점이 5회뿐이었다. 8개의 안타가 대부분 산발안타였다. 직구와 주무기 서클체인지업을 고루 섞었고, 커브도 간간이 던졌는데, 가운데로 몰리는 공이 거의 없었다. 직구 구속도 150km까지 나왔다. 롯데 타자들이 8개의 안타를 뽑아낸 건 대부분 제구가 제대로 된 것이었다.
한대화 감독이 지난해 개막전서 마운드에서 넘어지는 등 악몽이 있는 류현진을 같은 장소에서 열린 올 시즌 개막전에 다시 내세운 건 스스로 좋지 않은 기억을 떨쳐내라는 주문이었다. 아울러 지난 겨울 국제대회가 없었던 덕분에 동계훈련을 충실히 소화했고 시범경기서 쾌투를 선보인 류현진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한 감독은 개막전에 앞서 류현진을 두고서“지난해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다녀오면서 옳게 훈련을 하지 못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볼이 썩 좋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류현진을 잘 아는 한 감독이다. 승리만 가져오지 못했을 뿐, 류현진은 한 감독의 기대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
더구나 한화는 한 감독 부임 이후 지난 2년과는 달리 올 시즌 의욕적으로 선수를 보강해 4강을 노리고 있다. 다만, 박찬호와 베스는 시범경기서 썩 좋지 않았고, 양훈과 안승민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이런 상황에서 당연히 류현진의 ‘괴물 모드’는 필수적이다. 한 감독은 류현진이 롯데전과 개막전서 일종의 징크스가 있다는 걸 알면서도 일종의 도박을 감행했고, 류현진은 한 감독의 기대에 멋지게 부응했다. 단지 결과가 승리대신 패배였을 뿐이다. 개막전 2연패에 빠졌지만, 류현진은 역대 개막전서 가장 좋은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과연 류현진의 올 시즌은 어떠할까.
[투구 전 손에 입김을 부는 류현진. 사진 = 부산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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