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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의 스타★필(feel)] 개그의 키워드는 ‘공감’이다. 언제 어디서나 누구나 웃길 수 있다면 성공한 개그다.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바보 캐릭터가 사랑받는 이유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는 반대로 특정 세대 혹은 마니아만 이해할 수 있는 개그를 펼쳐 성공한 케이스도 있다. 최근 성황리에 마친 tvN ‘코미디 빅리그2’에서 우승을 차지한 ‘라이또’(양세형, 이용진, 박규선)가 바로 그들. PC방에 상주하는 게임 중독자들의 해프닝을 그린 코너 ‘게임 폐인’으로 우승 상금 1억 5천만 원을 거머쥐었다.
그러나 기상천외한 분장과 각종 축약어와 은어로 쉴 새 없이 떠드는 이들을 처음 보면 언제 어디서 웃어야 할지 난감하다. 특히 게임을 모르면 더욱 이해하기 어렵다. 눈 밑에 검은 다크 서클을 드리우고, 키보드를 죽어라 두드리는 ‘양세형(버린 자식 캐릭터)’을 보면 게임 중독 때문에 사회와 가족을 등지고 외톨이가 되어가는 게임 폐인을 보는 것 같다. 게임이라는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을 은폐, 엄폐하고 자신을 미화시키고 과장하는 캐릭터인 ‘예삐공주(이용진)’와 ‘찐찌버거(박규선)’를 우스꽝스러우면서도 씁쓸하다. 그러나 코미디는 코미디일 뿐, 넷심(Net心)과 유행 코드를 관통하는 재기 넘치는 대사와 상황이 기발하다. “조으다”, “시르다”, “자리주삼” 등 일상생활에서 통용되는 유행어를 양산했는데, 특히 코너를 이끄는 양세형의 아이디어와 연기력이 돋보인다.
1985년생, 올해 28살이 된 양세형은 2004년 SBS 공채 개그맨 7기로 데뷔한 이래
SBS ‘웃찾사’를 통해 ‘비트보이즈’, ‘신인의 한계’, ‘몽키 브라더스’, ‘헬로우 비보이’ 등 인기 코너를 거치며 인기 개그맨으로 사랑받았다. 이후 2008년 8월 현역으로 입대하여 2010년 6월에 제대한 후 예능, 버라이어티, 드라마 등에 출연하며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또한, MBC 주말드라마 ‘천 번의 입맞춤’에서 상대적으로 키가 큰 정가은과 코믹 러브라인을 이루며 개그 못지않은 연기력으로 다재다능함을 과시했으며, MBN 시트콤 ‘갈수록 기세등등’ 등에도 출연했다.
양세형은 지금 SBS ‘강심장’을 비롯하여 MBC every1 ‘칼라바’, QTV ‘다이아몬드걸’ 등 공중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큰 웃음을 주고 있으며, 5월부터 새 출발 하는 ‘코미디 빅리그3’을 친동생인 양세찬과 준비하고 있다.
프로 스포츠의 리그제를 개그와 접목시켜 기존 공개 코미디보다 한 박자 빠른 호흡, 젊은 세대가 공감하는 개그 소재를 선보이고 있는 ‘코미디 빅리그’의 새 강자로 부상한 양세형. 본교 연기예술학부 개그시트콤과 07학번이기에 더욱 눈길이 가는 양세형이 몇 년간 설 자리를 잃었던 코미디의 부활을 이끄는 젊은 기수로 더 큰 웃음을 주기를 기대해 본다.
[양세형.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SBS 제공]
김민성 , 서울종합예술학교 이사장 www.sac.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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