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아직 확정은 아니고, 좀 더 지켜봐야지.”
20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삼성 류중일 감독은 “현대 야구에서는 2번 타자가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톱타자와 중심 타선을 연결해주는 타자가 2번이다. 이 자리에는 한 방 능력도 있고, 출루율도 좋고, 잘 뛸 수 있는 만능 타자가 들어가는 게 좋다”라고 설명한 류 감독은 선발 라인업을 평소와는 달리 대폭 수정하면서 박석민을 2009년 8월 8일 사직 롯데전 이후 986일만에 2번타자로 내보낸다고 말했다. 확실히 박석민과 2번 타순, 어울리지는 않는다.
지난 7일 LG와의 개막전서 2번 타자는 신명철이었다. 최근 몇 년간 부동의 2번타자였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신명철은 타격의 정확성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때문에 출루율이 떨어졌다. 더구나 스프링캠프 때 연습경기서 다친 왼쪽 손목이 아직도 좋지 않아 재활군으로 내려간 상태다. 대체자인 조동찬도 지난 14일 대구 넥센전서 스윙 도중 옆구리 통증을 호소해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이들은 공교롭게도 2루수를 놓고 경쟁하던 사이다.
때문에 삼성은 2루수와 2번 타자감을 한꺼번에 잃은 뒤 최근 2루수에 손주인을 기용하고 있다. 손주인이 의외로 쓸만한 타격감을 발휘하면서 점점 자리를 잡는 모양새다. 그러나 손주인 역시 빼어난 내야 수비에 비해 타격 능력이 썩 좋은 편은 아니다.
때문에 2번 타순의 고민이 심화되고 있다. 류 감독은 “박석민이 2번 타순에서 잘 칠까?”라고 궁금해했지만, “현대 야구는 1회에만 2번 타자가 두번째로 나선다. 그 이후는 달라진다. 2번이 밥상을 차릴 수도 있고, 타점을 해줘야 할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요즘은 중, 고교 야구에서 가장 잘 치는 타자가 한 번이라도 타석에 더 들어서라고 타순을 전진 배치한다”라고 덧붙였다. 결국, 박석민이 요즘 팀내에서 가장 잘 치니까 전진 배치해 한 타석이라도 더 기회를 주기 위해서 2번에 둔 셈이다.
류 감독의 말을 종합하자면, 박석민은 2번에 꽤 잘 어울린다. 시즌 초반 타격감도 좋고, 상황에 따라 타점을 만들거나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에는 그만한 타자가 없다. 류 감독의 박석민 2번 간택은 실제로 성공을 거뒀다.
3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했다. 특히 6회에는 송창식에게 시즌 2호 장외 솔로포를 쳐냈고, 3루 주자로 있던 4회 1사 2,3루에서는 최형우의 3루 땅볼 때 런다운에 걸렸지만, 최대한 버텨내며 2루 주자 이승엽이 3루에, 타자 주자 최형우가 2루에 도달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비록 득점으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발이 느려 기대를 하지 않았던 주루 플레이에서도 나름의 가능성을 보여줬기에 삼성으로썬 유쾌한 장면이었다.
박석민은 경기 후 그래도 5번 타순에 들어서는 걸 원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아무리 박석민이 2번에서 제 몫을 해도, 그 덩치와 파워에는 역시 중심 타순에 들어서는 게 제격이라는 생각에서다. 류 감독도 여전히 일말의 고민을 하고 있다. “(2번 타순)확정은 아니고, 임시직이라고 봐야지. 더 지켜보고 결정해야죠.”
삼성에 최상의 시나리오는 신명철과 조동찬이 하루 빨리 돌아와 손주인과 2루수 경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2번타자 경쟁을 함께 하는 것이다. 박석민이 5번에서 이승엽-최형우를 받칠 경우 아무래도 타선의 안정감이 생긴다. 신명철과 조동찬은 늦어도 내달에는 돌아오니 어쩌면 2번 타순 고민도 곧 끝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혹시 두 선수가 돌아온 뒤 동시에 부진 하다면 류 감독은 언젠가 20일 청주 한화전을 복기하며 고민에 빠질 것이다. 과연 삼성의 2번타자로는 누가 가장 잘 어울릴까. 그리고 박석민은 2번이 어울릴까, 5번이 어울릴까. 참으로 풀기 어려운 문제다.
[2번 타순에 들어선 박석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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