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드디어 채태인이 부진에서 탈출하는가.
솔직히 말하자. 삼성 류중일 감독은 요즘 팬들로부터 본의 아니게 원망을 많이 받는다. 그 중에서는 왜 부진한 채태인을 계속 쓰냐는 불만도 섞여있었다. 실제 채태인은 7일 LG와의 개막전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했으나 이후 5경기서 단 2안타에 그치는 등 슬럼프 기미를 보였다. 올 시즌 이승엽의 복귀로 중심타선이 아닌 6번 타순으로 뛰고 있지만 원인을 알 수 없는 부진에 스스로 안타까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급기야 지난주에는 류 감독이 이승엽을 1루수로 돌리고 채태인을 벤치에 앉혔다. 4연패를 끝내고 지난 주말 한화와의 2연전서 오랜만에 타선이 폭발한 삼성이었지만 채태인은 웃지 못했다. 22일 경기서 대타로 1안타를 기록하긴 했지만, 여전히 정상 컨디션은 아니었다.
결국 채태인은 김성래 타격 코치와 함께 이번주 들어 특타를 계속해서 실시했다. 26일 대구 롯데전을 치르기 전에도 남들보다 많은 타격 훈련을 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류 감독도 그런 채태인의 정성을 알았는지 이번 대구 롯데 2연전서 다시 채태인을 기용했다. 24일 경기서 7번 타순에 들어선 채태인은 그러나 이날 경기는 다시 6번 타순에 나섰다. 류 감독은 결국 1루 적임자는 채태인이라고 보는 듯하다.
결국, 채태인이 이날 류 감독의 끝없는 믿음에 한 차례 보답을 했다. 2회말 무사 1루에서 롯데 선발 고원준의 129km짜리 체인지업을 받아쳐 선제 결승 우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한 가운데로 몰린 볼을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다. 5-3으로 쫓기던 6회말에는 선두 타자로 등장해 고원준에게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뽑아냈다. 이 2루타 한 방으로 고원준은 이용훈과 교체가 되고 말았다. 결국 채태인은 이용훈의 폭투에 이어 배영섭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아 귀중한 쐐기 득점을 올렸다. 경기의 시작 타점과 마지막 득점을 본인의 손과 발로 해결한 것이다. 삼성은 이날 롯데에 24일 충격의 역전패를 6-3으로 설욕했다.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이날 전까지 34타수 7안타 타율 0.206에 타점은 하나도 없었지만, 드디어 개막 14경기만에 첫 타점을 결승 타점으로 신고했다. 하지만, 이날 개막전 이후 시즌 두번째 멀티히트로 시즌 타율을 0.237로 끌어올렸다. 여전히 중심 왼손 타자로서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다. 그러나 드디어 부진 탈출을 알렸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채태인이 6번 타순에서 한방을 해준다면 상대 투수들도 삼성 3~5번 이승엽 최형우 박석민을 결코 쉽게 승부할 수 없다는 장점이 있고 이는 자연스럽게 삼성 공격이 더 강해지는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야통 믿음에 한 차례 보답한 채태인의 향후 행보는 어떨까.
[오랜만에 제 몫을 해낸 채태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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