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을 흔든 이종호의 이상한 퇴장

[마이데일리 = 광양 안경남 기자] 전남 공격수 이종호가 이상한 퇴장을 당했다.

전남은 29일 광양전용구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10라운드에서 인천과 득점 없이 비겼다. 지난 9라운드에서 대전을 3-1로 완파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전남은 인천을 상대로 완벽한 상승세를 노렸다. 사이먼과 코니 등 용병들이 잦은 부상으로 빠졌지만 이종호, 이현승, 윤석영 등 젊은 선수들의 몸 상태가 그 어느 때보다 좋았다.

정해성 감독도 경기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의 분위기가 매우 좋다. 대전전 승리를 통해 반전의 기회를 잡은 것 같다”며 여유 있는 웃음을 보였다. 하지만 정해성 감독의 웃음 전반 15분 이종호가 퇴장 당하며 사라졌다. 이종호는 인천 수비수 이윤표와의 몸싸움 과정에서 두 장의 카드를 받고 퇴장 당했다.

문제는 그 두 장의 카드다. 이종호와 이윤표가 엉키며 쓰러지자 주심은 재빨리 달려와 이종호에게 엘로우카드와 레드카드를 동시에 선사했다. 먼저 엘로우카드를 꺼낸 뒤 다시 주머니에서 레드카드를 꺼냈다. 보통 경고와 퇴장이 동시에 주어지는 경우는 경고가 누적된 상황에서 나온다. 하지만 이종호는 이윤표와 충돌하기 전까지 경고가 없는 상태였다.

정해성 감독도 이 부분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경기를 마친 뒤 “하프타임 때 다시 DVD를 돌려봤다. 이종호의 오른팔이 상대의 머리 근처에 접근은 했지만 닿지는 않았다. 근데 심판이 이종호에게 경고를 주고 또 퇴장을 줬다”며 “보통 경고 두 장을 주고 퇴장을 주는 걸로 규칙을 알고 있는데…”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관계자들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전남의 한 관계자는 “연맹측에서 주심이 레드카드를 옐로우카드로 착각해 잘못 꺼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그렇다면 더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종호는 상대 선수를 직접적으로 가격하지 않았다”며 억울해했다. 이어 “(이)종호가 주심에게 심한 말을 하지도 않았다. 너무 어이없어서 바라만 봤다”고 설명했다.

누구의 말이 사실이든, 당사자인 주심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아 이종호의 퇴장에 대한 의문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계속됐다. 이번 판정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쪽은 전남이다. 정해성 감독은 “전반 15분 만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다. 준비한 것을 하나도 펼치지 못했다”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상한 판정이 2연승을 노린 전남을 흔들었다.

[전남 공격수 이종호. 사진 = 전남 드래곤즈 제공]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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