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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정지우 감독은 경쟁률 300대1을 뚫고 영화 '은교'의 주인공 은교가 된 신인배우 김고은의 캐스팅에도 공을 들였지만, 또 다른 주인공 이적요의 대역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일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했다.
69세 국민시인 이적요는 배우 박해일이 연기했다. 서른 중반의 박해일은 매번 8시간 넘게 걸리는 분장과정을 거쳐 완벽한 이적요로 분했다. 그러나 초반에 등장하는 파격적인 노출신과 노년의 사람만이 자아낼 수 있는 전체적인 분위기 등은 대역배우의 힘을 빌렸다.
박해일은 인터뷰에서 "특수분장으로도 커버할 수 없었던 부분에 대해 대역배우들의 도움을 받았다. 감독님께서 은교의 오디션에도 고심을 많이 하셨지만, 이적요 대역에도 공을 들이셨다. 박해일이라는 자연인이 가진 사이즈 외에 이적요스러운 나이대에 어울리는 부분들을 완벽하게 표현하기 위해 이적요 대역 배우분들을 캐스팅해서 찍은 장면들이 몇몇 있다"라고 전했다.
정지우 감독 역시 "주요 노출신은 여러 몸이 섞인 것이다"라며 "몸의 부분적인 대역도 있었고, 몸의 움직임, 걸음걸이의 느낌을 대역들을 통해 촬영을 해본 것도 있었다. 또 이분들의 자세 등을 참조 삼아 박해일 씨가 연기에 있어 도움을 받기도 했다. 그 외에 이적요의 대사를 전체적으로 노인 발성으로 읽어주신 분도 계시다. 실제 노인 목소리와 젊은 목소리를 분석해보니 음역대가 다르더라. 그런 여러가지 작업들을 했기에 대역들이 여러분 계셨다"라고 말했다.
실제 영화 '은교'의 엔딩 크레딧에는 복수의 대역 연기자들의 명단이 등장한다. 이런 여러 대역과 장시간의 분장을 통해 박해일은 일흔을 문턱에 둔 노인 이적요를 만들어냈다. 17세 젊은 소녀에게 끌리는 자연스러운 욕망, 그 속에 생길 수밖에 없는 내적갈등을 표현하는데 부족함이 없었다는 평이다.
['은교' 박해일이 이적요로 분한 스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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