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정한 강팀이 되려면 상대 에이스를 공략할 줄 알아야 한다.”
2일 대구 두산전서 삼성 타자들은 두산 선발 더스틴 니퍼트에게 단 3안타만을 때렸다. 8.9회 나름 활발한 공격력을 선보였지만, 니퍼트에게 7이닝을 꽁꽁 묶인 게 결국 패배로 연결됐다. 이런 현실이 안타까웠는지 삼성 류중일 감독은 경기 후 작심하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물론 니퍼트는 올 시즌 4승 1패 평균자책점 2.04로 8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에서도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타격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에이스에게는 어느 정도 약할 수밖에 없는 게 타자의 운명이다.
그렇지만, 긴 시즌을 치르면서 상대 에이스들과 안 만날 수는 없는 법. 승수를 쌓고 순위 싸움에 탄력을 받으려면 상대 에이스도 공략할 힘이 있어야 한다. 삼성이 3일 현재 7승 11패로 부진한 건 에이스들을 공략하지 못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러나 삼성은 올 시즌 상대 에이스급 투수와 맞붙어 재미를 본 경기가 거의 없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무기력한 모습을 더 많이 보였다.
삼성이 2일까지 치른 18경기 중 상대 에이스급 투수와 만났던 경기는 총 7경기였다. 4월 8일 LG 주키치, 11일 KIA 윤석민, 13일 넥센 벤헤켄, 19일 두산 니퍼트, 24일 롯데 유먼, 27일 SK 로페즈, 그리고 지난 2일 다시 두산 니퍼트였다. 개막전서는 주키치에게 단 5안타를 뽑는 데 그쳤고, 11일 윤석민에게는 공략은 고사하고 노히트 노런이라도 당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1안타를 치면서 11개의 삼진을 헌납했다.
그나마 13일 벤헤켄을 5안타 4사사구로 공략하면서 경기를 이겼지만, 이승엽이 국내 복귀 첫 도루를 하며 결승 득점을 뽑는 등 시원스럽게 타자들이 방망이를 돌린 건 아니었다. 이후 유먼에게 6안타 2득점했고, 로페즈에게 5안타 4득점에 성공했다. 하지만, 벤헤켄이 나온 경기가 아닌 경기서 삼성은 전부 패배하고 말았다. 선발 투수가 상대 에이스와 비교적 대등한 승부를 했음에도 타선이 터지지 않아 패배하고 만 것이다. 에이스를 상대해 1승 6패인 셈이다. 그나마 로페즈에게 4득점한 게 최다득점. 심지어 니퍼트와 올 시즌 두 차례나 맞붙어 모두 7이닝 3안타를 따내는 데 그쳤다.
야구에서 만약이라는 가정은 어리석은 짓이다. 그러나 삼성이 에이스와의 경기서 1승 6패가 아닌 3승 4패, 혹은 4승 3패를 거뒀다면 단숨에 선두 싸움도 가능했었다. 더욱이 이 7경기서 선발이 경기 초반 무너진 건 차우찬뿐이었고, 결국 타선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봐야 한다. 2일 대구 두산전서도 돌아온 박한이가 4회 찬스를 만드는 안타를 쳐내며 제 몫을 했으나 결국 2사 2,3루 찬스를 놓쳤고, 곧바로 돌아선 5회초 김동주에게 결정타를 맞았다. 이날 삼성은 니퍼트에게 4회를 제외하고는 이렇다 할 득점 찬스가 없었다는 걸 감안할 때 뼈아픈 장면이었다.
일전에 한 야구인은 “에이스에게 득점 찬스를 잡는 건 쉽지 않다. 적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응집력과 작전수행능력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은 기본적으로 작전 수행 능력과 기동력을 가미한 득점력이 나쁘지 않은 팀이다. 결국, 이를 에이스 공략에 어떻게 응용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에이스 공략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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