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박찬호와 이승엽이 만난다.
역대 어린이날 최대 이벤트가 열린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4일 대구 삼성전서 승리한 뒤 5일 어린이날 선발투수로 박찬호를 예고했다. 이로써 한국야구가 낳은 최고의 투수 박찬호와 최고의 타자 이승엽의 사상 첫 투타 맞대결이 대구에서 성사됐다. 프로야구는 전통적으로 어린이날에 수많은 이벤트를 제공했지만, 과연 박찬호와 이승엽의 만남보다 더한 볼거리가 있을까. ‘어린이에게 꿈과 희망을’이라는 프로야구 초창기 캐치프레이즈와도 꼭 맞는 이벤트다. 야구를 동경하는 어린이들은 박찬호와 이승엽이 최고의 우상일 테니 말이다.
▲ 한솥밥의 추억
박찬호와 이승엽은 미국과 일본에서 국위 선양을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IMF 시절 국민은 박찬호의 호투를 지켜보며 삶의 희망을 얻었고, 이승엽에게서는 일본 현미경 야구도 우리가 넘을 수 없는 벽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한국 야구팬들은 물론이고, 상당수 한국인이 박찬호와 이승엽을 보며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자랑스러워 했다. 둘은, 분명 시대를 풍미한 대스타다.
여기에 박찬호가 2011년 일본 오릭스에 입단하면서 이승엽과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당시 둘은 오릭스에서 배정한 숙소 위, 아래 층을 나란히 사용하며 매일 밥을 같이 먹는 등 꼭 붙어다녀 일거수 일투족이 관심사였다. 비록 둘 다 성적이 부진해 박찬호의 부상 및 2군행 이후 실질적으로 승리를 합작하는 모습은 그리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거물 투수와 타자가 그것도 일본에서 한솥밥을 먹는 건 그 자체로 대단한 사건이었다.
▲ 과연 어떻게 될까
박찬호와 이승엽은 올 시즌 성공적으로 국내 무대에 정착했다. 박찬호는 4경기서 1승 1패 평균자책점 2.91로 류현진에 이은 2선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승엽도 19경기서 74타수 26안타 타율 0.361 5홈런 15타점으로 중심 타자 노릇을 잘하고 있다. 둘다 혹여 한국 야구에 적응하지 못하면 어쩌나 하는 노파심을 불식시켰다. 과연 이런 두 사람이 직접 투타 대결을 하면 어떨까.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시절 좌타자에게 약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국내 좌타자들은 박찬호에게 타율 0.184를 때리는 데 그쳤다. 오히려 우타자들이 박찬호에게 타율 0.244를 기록했다. 이승엽은 어떨까. 좌투수에게도 0.333 1홈런 3타점, 우투수에게도 0.333 4홈런 9타점을 기록했다. 우투수를 상대한 결정력이 좋았지만, 이만하면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기록이다. 박찬호는 좌타자 상대에 자신감이 붙었고, 이승엽은 좌우 투수를 가리지 않고 잘 때린다. 또한, 이승엽은 유주자시 타율 0.394, 무주자시 타율 0.333이고, 박찬호도 무주자시 피안타율 0.261, 유주자시 피안타율 0.152다. 둘의 맞대결 결과를 점쳐보기 쉽지 않다.
한 가지 변수가 있다면 이승엽의 어깨 상태다. 이승엽은 지난해 8월 6일 지바 롯데전서 2회 파울 타구를 잡다가 왼쪽 어깨를 구조물에 찧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세한 통증은 삼성 입단 후에도 남아있었지만, 내색 없이 스프링캠프와 정규시즌을 치러왔다. 그러나 3일 대구 두산전을 앞두고 결국 통증이 심해져 소염주사를 맞고 올 시즌 처음으로 결장했다. 지금도 여전히 어깨 상태는 좋지 않고 4일 경기도 원래 류중일 감독이 결장시키려고 했으나 본인의 출장 의지가 워낙 강해 출장했다. 이승엽은 “타격 밸런스를 잡는 데 지장이 있다”다고 말했다. 어깨는 상체 밸런스를 유지하는 중요한 부위인데, 어깨를 돌릴 때마다 통증이 있다면 타격에 지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이승엽의 어깨 상태를 걱정하면서도“한국이 낳은 최고의 투수와 타자 아닌가. 재미있는 승부가 될 것 같다”라는 말로 둘의 맞대결에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구 팬들도 두 거물의 만남에 고무돼 일찌감치 인터넷 상에서 좌석 예매를 마감했고 현장 판매는 거의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라 매진이 확실시 된다. 결국, 이승엽의 어깨 상태가 악화일로로 치닫지만 않는다면 2012년 5월 5일 대구구장에서 두 슈퍼스타의 프로야구 사상 첫 투타 맞대결이 열린다.
[프로야구 역사상 첫 맞대결을 갖는 박찬호와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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