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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정말 오랜만에 1등 했어요. 말도 안된다 진짜. 엉엉 말도 안돼. 쉬는 기간도 오래 됐고 진짜 연습을 많이 해서 목이 나갔거든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 잘리는 건 아니죠? 1등 하면 잘리는 거잖아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이하 '나가수2')의 모든 것이 가수 이수영의 울먹이는 목소리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6일 오후 경기 일산 MBC드림센터에선 '나가수2' 첫 생방송 경연이 진행됐다. 메인 MC인 가수 이은미는 탁월한 진행 실력으로 차분히 생방송을 이끌어 나갔다. 진행에 흠 잡을 데 없었기에 오히려 본인의 무대에 집중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걱정될 정도였다.
현장 MC인 개그맨 박명수, 방송인 노홍철, 박은지는 매끄럽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게 생방송으로 전환한 '나가수2'의 재미였다. 현장 MC들도 무척이나 긴장했겠지만, 이를 지켜보던 시청자 역시 같은 마음으로 방송 사고가 나지 않을까 조마조마 했다. 이는 시청자들의 긴장과 불안을 자극하며 방송에 대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녹화된 방송에서도 진행 실수와 말 버벅거리기 일쑤인 박명수가 생방송 무대를 진행한다는 건 또 다른 의미였다. 실제로도 멘트를 틀리거나 인터뷰하는 가수들의 목소리와 겹칠 때가 있었으나 기존 박명수의 이미지를 시청자들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불편하기보다 재미있었다. 박명수가 아무런 실수 없이 완벽하게 진행을 해나간다면 그게 더 재미 없는 일일지도 모른다.
가수들의 긴장감도 온전히 생방송으로 전해졌다. TV화면 오른쪽 상단, MBC로고 아래 새겨진 'LIVE'란 글자에는 '가수들과 시청자가 동시간에 존재한다'란 사실을 담고 있었다. 역시나 가수들의 긴장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가수들의 떨림이 여과 없이 시청자들에게 보여졌고, 긴장이 컸던 탓인지 가수들의 노래도 무결점은 아니었다. 그러나 이 역시 생방송 '나가수2'의 묘미였다. 특히 시즌1에서 가사 실수로 하차했던 가수 JK김동욱이 무사히 생방송 무대를 마친 건 본인에게나 시청자에게나 특별했다.
그렇지만 '나가수2'의 딜레마이자 한계는 이수영의 말에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수영은 "저 잘리는 건 아니죠? 1등 하면 잘리는 거잖아요?"라고 걱정했는데, 어쩌면 이수영의 걱정처럼 그녀는 앞으로 단 한 번의 노래만 부른 뒤 '나가수2'에서 하차하게 될 수 있다.
물론 4주차에 진행되는 '이달의 가수' 선정 경연에서 1위를 차지할 경우이고, 이 경우 12월에 진행될 '올해의 가수' 경연에 참가할 수 있지만, 3년여 만에 무대로 돌아온 이수영을 노래 2곡만 부르게 한 뒤 다시 6개월을 기다리게 하는 건 본인에게 그리 반가운 소식은 아닐 듯하다. "정말 오랜만에 1등 했어요. 말도 안된다 진짜. 엉엉 말도 안돼"라며 목 놓아 우는 이수영의 모습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다 득표 가수를 하차시키는 룰은 '나가수2' 투표 결과에 혼란을 줄 소지가 다분하다.
결국은 표를 가장 많이 받은 사람이 하차하기 때문에 평가단 중 누군가는 가장 잘한 가수에게 표를 주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하차했으면 하는 가수에게 표를 줄 수도 있다. 4주차에 선정된 '이달의 가수'가 진정한 '이달의 가수'가 아닐 수 있는 것이다.
'나가수2'는 누구도 시도해보지 않은 새로운 도전이다. 그래서 만족감을 주는 한편으로 우려감도 지우지 못하고 있다.
'나가수2' B조 가수 김건모, 김연우, 박상민, 박완규, 정엽, 정인의 경연은 오는 13일에 진행된다.
[가수 이수영. 사진 = MBC 방송화면 캡처-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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