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최용석 감독의 영화 '이방인들'(제작 필름문 배급 판다미디어)에는 아픔을 가진 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이런 모습은 제각기 마음 아픈 일 하나쯤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아있다.
'이방인들'의 주인공 연희(한수연)는 1년 전 화재 사고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소식을 듣고 고향을 찾는다. 그곳에서 같은 사고로 자신의 아버지를 잃은 석이(여현수)와 만나고, 부모님들이 지냈던 공간을 돌아보며 자신들의 아픔을 치유한다.
최용석 감독은 줄거리나 캐릭터가 아닌 공간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한다. 때문에 영화는 불친절하게 느껴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탄탄한 줄거리, 뚜렷한 캐릭터, 직설적인 대사가 아닌 영상을 통해 관객들과 대화를 시도하기 때문이다.
감독은 연희가 왜 고향에 돌아오게 되는지, 인물들이 어떠한 관계에 놓여 있는지, 그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설명해 주지 않는다. 대신 공간을 통해 각자의 아픔을 치유해 나가는 인물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그들의 이야기를 하나 둘씩 풀어놓고 인물의 감정과 동화되도록 만든다.
또 시종일관 어두운 표정으로 울상을 짓고 있는 연희의 모습과 서서히 밝혀지는 사고의 원인, 사고에 어린시절 자신이 좋아했던 교회 지휘자 선생님(김중기)이 연관돼 있다는 사실 등을 천천히 밝혀나가는 미스터리한 재미까지 더했다.
하지만 '이방인들'의 이야기 방식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한다. 빠른 전개의 자극적인 영화에 길들여져 있는 사람들에게는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아름다운 영상 속 고요한 공간들은 어떤 이들에게는 평안을, 또 다른 이들에게는 지나친 침묵으로 인식될 수 있다.
'이방인들'에 대한 평단의 평가는 후한 편이다. 지난해 부산 독립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으며,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영화제 버터플라이(한국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됐다. 개봉은 오는 10일.
['이방인들' 스틸컷. 사진 = 판다미디어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