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페이스북 탓에 스트레스 느끼는 유저 약 70%에 달해
전 세계적으로 10억 명에 달하는 가입자 수를 기록하며, 널리 이용되고 있는 소셜 네트워크 페이스북(Facebook).
페이스북을 하다보면 이래저래 신경 쓸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사생활 침해 문제. 이는 비단 한 개인이나 국가에 국한되지 않고 이용자 대부분이 경험할 수 있는 문제다.
일본의 리서치 기관 '자스토 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일본 페이스북 유저 가운데 70%가 페이스북 때문에 스트레스를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폭넓은 인간관계 유지에 도움을 주는 페이스북이지만, 그 피로도는 상당한 듯하다.
스트레스를 느끼는 이유에 대해, '인간관계가 겉으로 모두 드러나 프라이버시를 침해 당한다'(34.3%)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코멘트나 사진이 공유되면, 어디까지 퍼질지 몰라 주의해야 한다'(33.8%),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페이스북을 권유한다'(31.1%)와 '원하지 않는 친구요청을 거절하기 쉽지 않다'(27.1%)가 순위에 올랐다.
기타 의견으로 '뭔가 특별한 것을 페이스북에 올리려고 안간힘을 쓴다'(12.3%), 반대로 '친구의 페이스북을 보면, 억지로 올린 인상을 받는다' 등이 있었다.
또, '좋아요' 기능에 대해서도 '받았으면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게 신경 쓰인다'(14.4%) 등이 있었다.
▶ "나도 모르는 사이에 글이 올라가, 거짓말이 들통 났다"
페이스북에 의한 가장 흔한 피해(?) 사례는, 친구 탓에 거짓말이 들통 난 경우다.
"회사에 몸이 좋지 않다는 거짓말로 조퇴해, 친구와 여행을 떠났다"고 말한 A 씨(23, 남, IT)도 페이스북 피해자 중 한 명이다.
여행 중, 친구가 페이스북의 '체크인' 기능을 사용했고, 페이스북 친구였던 회사 사람에게 들통 난 것이다. 이후, 상사로부터 전화가 왔고 식은땀이 흘렸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도 장난기 많은 친구는, '꾀병으로 회사를 쉬고 온 여행에 A가 상사에 들켜서 사죄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A의 회사 동료들은 '좋아요' 버튼을 눌러댔다.
큰일 났다고 생각한 A는, 직장동료들의 기념 선물을 하나하나 구입해 회사에 들고 가 동료들에게 사죄했다. 또한, 그는 "꾀병으로 회사를 쉴 정도로 한가하니, 더 많은 일을 주세요"라고 말했고, 자신의 책상에도 '반성 중'이라는 카드를 만들어 붙여, 웃으며 넘긴 일이 있었다.
친구와의 관계도 변함 없고, 그에 대한 회사 사람들의 호감도도 높아졌다. 인간관계에 금이 가지 않은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A와 같이 거짓말이 들킨 뒤 잘 해결된 케이스는 적다.
영업직에 종사하는 23살의 남성 B 씨는 '일이 있어서...'라는 핑계로 술자리를 거절하고, 다른 친구들과 술 마시러 갔다. 그런데 같이 간 친구가 '지금 술 마시는 중'이라며 멋대로 나를 태그해 페이스북에 알렸다.
결국, 거절했던 사람에게 거짓말이 들통 나 어색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또한, 대학교 직원으로 일하는 33세의 남성은, 한 여성과 술자리 약속을 했지만 술주정이 심한지라 귀찮아졌다. 약속시각 직전에 '일이 끝나지 않아서...'라는 문자를 하고 다른 자리에 참석했다.
문제는 여기서 터졌다. 친구 중 한 명이 술 취해있는 나의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려버린 것이다. 이후, 그 사진을 본 여성과 더는 만날 수 없었다.
이런 경우도 있다.
어덜트 사이트에 동영상을 재생하는 것만으로 '좋아요'버튼이 눌려 친구 등록돼 있는 이들에게 공유되는 경우다.
실명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사람이 '로리타 콤플렉스'라든지 자신의 숨겨진 성적 기호를 회사 동료나 상사에게 들키는 것이다.
한 일본 누리꾼은 "내 페이북에 등록된 친구, 가족, 직장 동료 등 모두에게 야동이 송신됐다. 최악이다"라고 하소연했고, 이것이 일본 온라인 상에서 큰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누리꾼은 정말이냐는 다른 누리꾼의 말에 "사실이야. 페이스북 게시판에 'XX가 이 동영상을 좋아합니다'라고 떴거든"이라고 밝혔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코멘트와 함께 이 동영상으로 연결되는 링크가 떴다고 한다.
이 같은 사례는 의외로 꽤 있다고 한다.
▶ 멋대로 나의 사진을 올린 친구에 삭제요청, 그러나 적반하장
일본 주간지 'SPA'에 따르면, 사진 업로드 등 '친구에 의한 정보 공개에 90% 이상이 불쾌감을 나타냈다'고 한다. 자신의 정보를 어디서 누가 볼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동료였던 한 여성이, 7년여가 지난 나의 사진을 제멋대로 태그했다. 삭제해 달라고 부탁하니, "왜? 잘 나왔으니까 괜찮잖아?"라며 지워주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 여러 가지 일을 생각나게 하니까 내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하니, "왠지 기분 나쁘다"며 적반하장 식이었다. 그 이후, 그 동료와는 절교상태라고 한다.
사진을 계기로 절교한 또 다른 케이스가 있다.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남자친구 앞에선 얌전한 여자인 채 했지만, 여러 친구들과 화끈(?)하게 놀고 있는 사진을 어느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리는 바람에, 그 사진을 본 남자친구와 헤어진 경험이 있다고 한다.
▶ 채팅이나 친구검색 기능, '좋지 않다'
페이스북 기능에 대해 '아직 잘 모르겠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바로 버튼을 잘못 누르는 경우다. 숙련된 사람들도 가끔은 페이스북을 이용할 때 버튼을 잘못 누르는 실수를 하곤 한다.
유통업계에서 일하는 한 남성은 스마트폰으로 페이스북을 이용할 때, '알 수도 있는 친구' 리스트의 오른쪽에 있는 '친구추가' 버튼을 무심코 눌러,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에게 친구신청을 해 버렸다.
이 어이없는 상황은 상대와 어중간한 관계일수록 더 난감하다. "개중엔 몇 년 전, 명함교환만 한 사람에게 잘못 눌러 친구신청을 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 표시의 '채팅 가능한 친구 리스트'에도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언젠가 채팅한 적이 있는 상대가 온라인 상태가 되면, '오늘은 채팅하고 싶은 기분이 아닌데... 말 걸어오면 귀찮은데...'라고 생각할 때가 있다.
어느 때는 상대도 같은 생각으로, 내가 온라인 상태인 사실을 확인하는 즉시, 온라인 리스트 창에서 없어지는 예도 있다.
이런 사례들과 같이, 상황에 따라 '민폐'라고 말할 수 있는 지나치게 친절한 기능이 있다면, 반대로 부족한 기능도 있다.
대표적으로, 간단하게 의사표시 할 수 있는 '좋아요'라는 버튼이다.
한 친구가 '근황' 란에 좋지 않은 소식을 올리자, 몇몇 유저들이 '좋아요' 버튼을 눌렀다. 이후, 글을 올린 본인이 달갑지 않다는 듯 '별로 좋지 않아요'라고 글을 남겨 어색한 분위기가 흘렀다.
한 20대 후반 여성은 "간단하고 빠른 의사표시로 '좋아요' 밖에 없는 점이 불편하다. '힘내'라던지 '나빠요' 등 다른 버튼도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 누구의 친구신청을 승인하고, 누구를 무시하지?
친구 신청을 받아들이면, 내 정보가 상당부분 공개되기 때문에, 평소에 말 한마디 나눠본 적 없는 다른 부서의 상사로부터 페이스북 친구요청이 왔을 경우, 승인할까 말까 망설이게 된다. 그렇다고 거절할 수 없으니 결국 승인버튼을 누르게 되곤 한다.
또한, 친구요청이라는 명목으로 온라인 스토킹 피해 사례도 있다고 한다.
한 30대 여성은 "초등학교 친구를 거쳐, 두 번 다시 보고 싶지 않은 여자로부터 '찾았다'라는 메시지가 왔다. 말 섞고 싶지 않아 무시했더니, '어? 내 메시지 안 갔어?'라며 다시 왔다. 정말, 20년이 지나고 바뀌지 않는 성격이다"이라며 혀를 끌끌 찼다.
친구요청을 승인해, 스토킹 당하는 정도가 심각해진 예도 있다.
20대 후반의 한 여성은 헤어진 남자친구로부터 '좋아요' 버튼과 코멘트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페이스북 계정을 사무용으로도 사용하고 있어, 친구는 물론 거래처 사람들도 많이 등록돼 있었고, 그에게 제대로 대응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녀는 "짜증 났다. 새로운 남자친구도 생겼으니, 그만 좀 해 줬으면..."하고 하소연했다.
▶ 페이스북 '안 하는 것만 못하다!'
차라리 모르는 게 나은 사실을 알아버리는 것도 페이스북의 단점 중 하나다.
"고향 친구에게 친구 신청을 했는데, 옛 친구들이 잇달아 결혼했다. 혼자 남겨진 것 같았다." (27세 여성, 사무직)
"고등학교 입시시험에도 실패한 머리 나쁜 옛 친구가, 왜인지 부자동네에 거주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배가 아팠다." (29세 남성, 연구직)
기본 정보로 생각지도 못한 일에 동요하는 사람이 있다면, 근황란을 본 후 정신적 타격을 입는 사람도 있었다.
"평소, 같이 잘 모이는 친구들이 우리 집 근처에서 벚꽃놀이를 하고 있는 사진을 올려놓아 쇼크였다. 그날, 나에겐 연락이 오지 않았다."(28세 남성, 서비스업)
따돌림 당하는 것 같아 충격을 받는 이도 있는 가운데,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친구 사진을 본 뒤 주눅이 드는 사람도 있다.
한 20대 후반의 여성은 페이스북을 보며 "고향 친구가 생일 파티나 결혼식 사진을 공개해 놓은 것을 보면, 나는 뭐 하나?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실명으로 이용하는 페이스북은 자신의 이력서와 같은 것이다. 갱신을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뭔가 즐거워 보이고 부럽고, 갱신이 적은 사람이면 왠지 외로워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한 30대 초반 여성은 "친구들이 잇달아 벚꽃놀이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면, 누구에게도 권유받지 못한 자신은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느낌이 든다. 그래서 운 적도 있다"며 서러운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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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보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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