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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탁재훈이 변했다. 과거 '깐죽'의 아이콘이었던 탁재훈이 이제는 게스트를 위해 망가지고, 자연스러운 토크를 위해 자신의 이야기까기 스스럼없이 꺼내고 있다.
과거 탁재훈은 깐죽거리는 스타일과 뭐든 귀찮아하고 적극적이지 못한 특유의 캐릭터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KBS 2TV '상상플러스'에서 MC로 활약했을 당시 그는 '아 왜' '아 머리아퍼' '얘 뭐야' 등의 유행어를 쏟아내며 독보적인 캐릭터를 구축, 연예대상까지 수상했다.
한동안 지속될 것 같았던 탁재훈의 전성기는 생각보다 길지 않았다. 발전되지 않는 한결같은 캐릭터로 이내 브라운관에서 사라졌다. 한 방송에서 그는 우스갯소리로 "연예대상을 받은 뒤 점차 하락세를 걸었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처음 탁재훈이 KBS 2TV '승승장구' MC로 발탁됐을때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상상플러스'는 그저 게스트, 또는 자신을 이용해 '웃기기만' 하면 되는 프로그램이었지만 '승승장구'는 성격 자체가 달랐다.
한 명의 게스트가 출연해 자신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때로는 감동을, 또 때로는 웃음을 던져줘야 하는 '승승장구'에 탁재훈의 진행 스타일이 맞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
하지만 탁재훈의 투입으로 인해 분명 '승승장구'는 분위기가 한층 밝아졌다. 당시 "확실히 웃기긴 하다"라는 평이 대다수를 이뤘다. 탁재훈의 투입으로 웃음이 많아진 것이 약으로 작용했다면, 진정성이 부족한 진행방식으로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만든 것은 독으로 작용했다.
초반 그는 과거보다 말을 조심하는 등 약해진 모습을 보였지만 자신의 과거 캐릭터를 그대로 가지고 왔다. 메인 MC 김승우의 말을 끊어 토크의 흐름을 방해하는 등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이렇게 부딪히던 탁재훈이 최근 변하기 시작했다. 최근 방송된 배우 장현성 편에서는 게스트가 과거 약물중독에 빠졌던 아버지의 사연을 고백하자 탁재훈은 "나 역시도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고 게스트의 이야기에 공감함으로써 게스트를 존중한다는 느낌을 들게 했다.
또 8일 방송된 유준상 편에서는 일일 MC로 나선 개그맨 김준호의 5종 까불이 세트 중 화난 까불이를 선보이며 망가짐을 불사했다. 이에 MC 이기광은 "정말 할 줄은 몰랐다"고 놀라워했다.
뿐만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한 유준상을 빛나게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준상이 즉흥적으로 뮤지컬을 하자 과도한 리액션을 선보이며 "말로 하면 되는 것을 왜 노래로 하느냐"고 핀잔을 줬지만, 이로 인해 유준상은 뮤지컬로 대화를 이어나가며 MC 중심이 아닌, 게스트 중심의 토크가 이뤄졌다.
탁재훈의 이같은 변화에 시청자들은 "탁재훈이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는 자신이 빛나려고 노력했지만, 지금은 상대를 배려해주는 듯한 리액션이 많다. 방송을 보기에 훨씬 편하다"고 칭찬했다.
과거 재치는 그대로 살리면서 프로그램의 성격에 맞게 자신의 대화 방식을 바꿔가는 탁재훈이 '승승장구'에서 드디어 빛나기 시작했다. 이런 탁재훈의 변화가 반갑기만 하다.
['승승장구'에 적응하며 달라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탁재훈.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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