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야구는 참 어려운 스포츠다. 타자는 타석에 10번 들어서서 3개의 안타를 치면 칭찬을 받는다. 그러나 3개를 치지 못해서 슬럼프에 빠지는 타자가 부지기수다. 투수도 7번 아웃을 시킬 수 있어도 스트레이트 볼넷 남발로 슬럼프에 빠지곤 한다.
▲ 특타 과외를 해볼까
일반적으로 타자들의 경우 슬럼프가 찾아오면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통해 타격감 찾기에 나선다. 말 그대로 경기 전 타자들이 하는 타격훈련과는 별도로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다. 관리자 입장인 감독이 직접 나서기도 한다. 삼성 최형우는 올 시즌 타율 0.185 7타점에 그치고 있다. 24경기서 홈런은 하나도 없다. 지난해 홈런, 타점, 장타율왕의 기세가 무색하다. 이에 최근 김성래 수석코치와 김한수 타격 코치가 최형우의 곁에 딱 붙어서 집중지도를 한다. 김 수석은 “본인이 자꾸 ‘코치님 오늘은 하나(홈런) 나올 것 같은데요’라고 하는 데 아직 안 나온다”고 안타까워했다.
답답했던 류중일 감독도 9일 부산 롯데전을 앞두고 특타를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최형우에게 “니가 잘 맞을 때는 파워포지션(강한 타구를 날릴 수 있는 방망이 위치)에서 3초 정도 머물러 있다가 쳤는데 요즘은 방망이가 급하게 나간데이”라고 한마디를 건넸다. 최형우는 류 감독의 지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답답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결국 최형우는 최근 이틀 연속 5번 타순에 배치됐음에도 8타수 2안타로 침묵했다.
▲ 러닝으로 땀을 내볼까
롯데 4번타자 홍성흔도 최근 슬럼프를 겪고 있다. 홍성흔은 4월 타율 0.386 3홈런 21타점으로 활약했지만, 5월 들어 타율 0.172 1홈런 2타점에 그치고 있다. 그런 홍성흔이 내놓은 슬럼프 처방전은 ‘러닝’이다. “주로 30분 정도 가볍게 러닝을 한다. 타격 밸런스를 잡는 데 러닝만큼 좋은 게 없다”며 러닝 예찬론을 폈다. 땀을 내면서 스스로 타격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고, 러닝으로 힘을 빼면 타격을 할 때 군더더기 동작도 없앨 수 있다. 물론 홍성흔도 아직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9일 부산 삼성전서도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며 최근 3연패 기간 10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FA 계약으로 훈련량이 적어 스피드도 나오지 않고, 스트라이크를 잡는 데에도 애를 먹었던 이승호도 러닝으로 투구 밸런스를 다잡았다. 이승호는 “2군에서 뛰면서 단거리 러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실제 투수에게 러닝은 타자들보다 더 중요하다. 투수들이 야수들보다 힘은 떨어져도 러닝만큼은 져서는 안 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투수는 야수와 달리 단거리 러닝을 많이 해 하체의 근력을 강화한다. 이승호는 실제로 러닝 효과를 봤다. 9일 부산 삼성전서 롯데 1군 공식 데뷔전을 가진 결과 1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스피드도 142km까지 나왔고, 스트라이크도 쏙쏙 집어 넣었다. 그간 마음 고생이 심했던 이승호는 러닝으로 살아날 조짐을 보였다.
▲ 타순 변경으로 분위기를 바꿔볼까
감독도 선수의 슬럼프를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시즌 개막 후 22경기 연속 최형우를 선발 4번타자로 기용했으나 결국 8~9일 부산 롯데전서 5번 타순으로 내렸다. 하위 타순으로의 강등은 아니지만 부진한 최형우에게 믿음만 보내다가 분위기 전환을 시켜준 것이다. 최형우는 8일 경기서 4타수 2안타로 호조를 보였지만, 9일 경기서는 다시 4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또한 중심타선에서 워낙 부진하자 8번으로 강등되기도 했고, 심지어 8일 잠실 두산전서는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SK 박정권도 여전히 최근 5경기서 13타수 2안타로 침묵 중이다.
그러나 중심 타선에 들어서는 타자의 경우 때로는 타순 변경이 심리적인 부담을 덜어주면서 좋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지독한 슬럼프를 겪으며 2군을 다녀왔던 한화 최진행은 9일 대구 삼성전서 6번 타순에 들어섰다. 3타수 1안타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자 한대화 감독은 8일 대전 KIA전부터 최진행을 5번 타순으로 복귀시켰고, 결국 9일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으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슬럼프를 겪고 있는 자들의 부진 탈출을 위한 천태만상이 눈에 띈다.
[슬럼프 중인 삼성 타자들의 훈련 모습.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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