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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이경규, 김구라, 김성주의 '화성인 바이러스'가 어느덧 3년을 훌쩍 넘겨버렸다. 안정적이면서도 존재감 있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정체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어왔다.
이같은 시점에 김구라가 과거에 자신이 한 막말의 책임을 지고 방송 잠정 하차를 선언하면서 '화성인'은 갑작스레 커다란 MC 공백이 생겼다. 이경규와 함께 '화성인'의 든든한 산과 같던 김구라의 하차는 프로그램의 폐지설이 제기될 만큼 큰 타격이었고 대체불가 MC라 평가됐기에 후임 선정 역시 막막하기만 했다.
제작진이 오랜 고심 끝에 꺼내든 카드는 이윤석이었다. 거침없는 독설에 산전수전 내공을 지닌 김구라와 비교했을 때 부실 이미지 만큼이나 약한 캐릭터다. 김구라와는 전혀 다른 캐릭터, 상대적으로 낮은 기대심리에 그가 과연 '화성인'의 개성 강한 화성인들과 기 센 이경규의 틈바구니에서 MC로서 제대로 활약을 할 수 있을 지 불안감이 든 건 사실이다.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DMS 스튜디오에서는 tvN '화성인 바이러스' 세 MC(이경규 김성주 이윤석)의 공동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MC 발탁 후 처음으로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이윤석은 다소 긴장된 듯 했지만 이내 유쾌한 분위기 속에 솔직한 속내와 각오를 밝혔다.
이윤석은 김구라의 후임이란 것에 대해 부담감과 미안함이 든다고 전하면서도 "3년을 끌며 타성에 젖은 '화성인'에 내가 기폭제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고 내비쳤다. 또 김구라의 캐릭터를 그대로 대체할 수 없다면 전혀 다른 캐릭터의 자신이 더 적임일 수 있다며 '이는 제작진의 현명한 판단이었다"고 자체 평가하며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기존 MC 이경규와 김성주에 대해 냉정한 평가도 잊지 않았다. 이윤석은 김성주는 케이블의 황제로 진행을 아주 잘하고 중심을 잘 잡지만 다소 무색무취다. 이제는 적극적일 필요도 있다"고 꼬집었고 "이경규는 너무 따뜻해졌다"며 "예전과 달리 이제는 싫은 소리도 잘 못하시는데 한 살이라도 어린 내가 그런 부분을 담당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실제 김구라의 공백으로 변화의 시점을 맞은 '화성인'의 기존 MC 이경규와 김성주도 우려 속에서도 이윤석과의 호흡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성주는 "3년이 넘어가면서첫 균열이 생겼다. 타성에 젖어있지 않나 지적하지만 그런 안정감이 프로그램을 유지하는 힘이기도 했다. 이경규가 타자라면 김구라는 투수 쪽에서 잘 막아 줬었는데 투수 쪽의 갑작스런 난조로 이윤석이란 구원 투수가 올라온 셈이 됐다. 처음 캐릭터가 비슷해 내 자리를 뺏길까 잠시 걱정도 했었는데 이경규와의 콤비 플레이가 기대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경규도 "제작진과 많은 고민을 했는데 화성인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상담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생각했고 김구라와 반대되는 성향이면 좋겠다 했는데 이윤석의 섭외 얘기를 듣고 반가웠다. 이윤석은 따뜻한 시각으로 사람을 쳐다 볼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이 왔기 때문에 더욱 새로워지는 '화성인'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이윤석은 분명 김구라와 다를 것으로 보인다. MC들이 실제 '화성인'에 화성인으로 등장해도 손색없다고 할만큼 이윤석은 그리 평범하기만 한 방송인은 아니다. 이윤석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정말 화성인이 맞는지 병아리 감별사 같은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박사 개그맨다운 이론적인 분석도 그 전과는 다른 재미를 줄 수 있다.
단 이경규는 "이윤석에게 딱 맞는 프로그램이다"면서도 "막강한 화성인들에 맞서 정체성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윤석은 이경규, 김성주와 함께 첫 녹화에 돌입했다. 위기의 '화성인'에 새로운 기폭제이자 활력소가 될 수 있을 지 이윤석의 출연분은 오는 15일 방송부터 전파를 탄다.
['화성인 바이러스' 세 MC 이경규, 김성주, 이윤석. 사진 = tvN 제공]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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