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도대체 무엇이 본 모습일까.
롯데는 4월 10승 1무 5패(승률 0.667)를 기록했다. 이는 1986년 13승 1무 6패(승률 0.684)이후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승률이다. 당연히 순위표 맨 꼭대기에 있었다. 그러나 5월 중순인 12일 현재 롯데는 5월에만 3승 1무 6패로 주춤하다. 마치 3승 9패로 2004년 이후 8년만에 최하위를 기록한 시범경기의 모습으로 돌아간 듯하다. 경기력 사이클을 보면 시범경기서 최저점을 찍은 뒤 4월 최고점을 찍었고, 5월 들어 다시 최저점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한 마디로 극과 극이다.
▲ 흐름의 팀
롯데는 대표적인 흐름의 팀이다. 강력한 타선과 막강 선발의 힘이 어울릴 때 늘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 최고점에 올라갔을 땐 어느 팀도 롯데를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반대로 타선이 주춤할 경우 항상 고전했었다. 어느 팀이나 강점이 상쇄될 경우 이기는 경기를 하기가 어렵고, 약점이 보완되고 강점이 극대화될 경우 연승을 타게 돼 있다. 하지만 롯데는 그 정도가 더 심하다. 기록이 말해준다.
롯데는 4월 한 달 타선이 활화산 같이 터졌다. 4월 한 달간 팀 타율 0.305(1위), 팀 득점 85개(3위), 팀 타점 75개(3위), 팀 OPS 0.776(1위), 팀 득점권타율 0.325(3위)로 호조였다. 팀 평균자책점은 3.97로 4위였다. 결국 타선의 힘이 어마어마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5월에는 전혀 딴 판이다. 팀 타율 0.252(7위), 팀 득점 29개(4위), 팀 타점 27개(4위), 팀 OPS 0.636(8위), 팀 득점권타율 0.274(5위)로 공격력이 뚝 떨어졌다. 놀랍게도 5월 팀 평균자책점은 3.12로 3위다. 오히려 마운드는 4월에 비해 좋아졌다. 결국 타선 침묵으로 널뛰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봐야 한다.
11일 청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양승호 감독은 “4월에는 우리가 4명이 부진하면 나머지 5명이 잘 치고, 5명이 부진하면, 나머지 4명이 잘 쳤다.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업-다운이 없었다. 하지만 요즘 전부 부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양 감독의 말을 들은 것일까. 롯데는 11일 경기서 오랜만에 타선이 12안타 9득점을 일궈냈다. 지난 1일 목동 넥센전 16안타 11점 이후 가장 활발한 타격을 선보였다.
▲ 무엇이 본 모습인가
롯데의 강점은 분명 타격이다. 하지만 롯데는 과거부터 꾸준히 ‘타선의 흐름에 너무 팀 분위기가 좌우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원래 타격은 업-다운이 있는 법이다. 사실 롯데 타격의 굴곡이 심해 보이는 이유는 워낙 타격 재능이 좋은 선수가 많아, 터질 때 너무 화끈하게 터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부진할 때가 오히려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분명 롯데의 본 모습은 화끈하게 터지는 4월이다. 하지만 그런 본 모습을 보이고 싶어도 못 보일 수가 있는 게 야구다.
그래서 팀의 흐름이 안 좋을 때 어떤 승부를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 해법은 타선이 아닌 마운드나 수비, 주루 등에서 찾을 필요가 있다. 롯데 타선은 결국 슬럼프를 겪어도 일정 수준 이상의 능력을 보유했다. 11일 경기서 살아날 조짐도 보였다. 그러나 마운드에서 김성배, 최대성, 이명우, 이재곤이 연이어 2~3실점을 하며 무너졌다. 10일 부산 삼성전서 연장 12회 무승부 경기를 펼칠 때 투수를 8명이나 쏟아 부어 대부분 연투를 했다. 하지만 그 역시 각자 이겨내야 하는 과제다.
롯데는 다행히 4월 벌어둔 승수가 많고 이달 들어 상위권 팀들이 동반 침체를 겪는 바람에 2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모든 팀이 전력을 정비하고 본격적으로 총력전을 펼칠 앞으로가 진정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과연 롯데는 자신들의 본 모습을 시즌 끝까지 최대한 유지할 수 있을까.
[롯데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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