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선수들의 스트레스가 순위다툼의 또 다른 변수다.
12일 잠실 LG전을 앞둔 삼성 류중일 감독은 팬들이 현 프로야구 순위 다툼 형국을 즐거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선수들은 스트레스가 심하지”라고 말했다. LG 김기태 감독도 마치 짜기라도 한듯이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곧바로 바뀔 수 있으니까 선수들에게는 스트레스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렇듯 올 시즌 순위다툼이 유독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정도의 '대접전 모드'다. 선두 SK와 7위 삼성의 승차는 겨우 3경기. 7위 삼성과 최하위 한화가 3경기인 걸 감안하면 왜 1~7위가 대접전 모드인지 이해가 된다. 한화를 제외한 7팀은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그만큼 올 시즌 각 팀의 강점과 약점이 뚜렷하다. 선두 SK와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는 롯데와 두산도 약점이 뚜렷하고 6~7위의 KIA와 삼성도 약점만큼 강점도 뚜렷하다. 분위기를 한번 타는 팀이 순위다툼을 주도할 것이라는 말도 들린다. 그러나 아직 그런 분위기를 타는 팀은 나오지 않고 있다. 4월에 잘 나갔던 롯데, SK, 두산은 최근 확실히 주춤하고 있지만, KIA와 삼성은 최근 서서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단지, 그 파장의 정도가 작을 뿐이다.
사실 페넌트레이스 5~6개월을 치르다 보면, 반드시 팀 전체의 급속한 업&다운 시기가 나온다. 결국, 순위는 전력에 따라 수렴하지만, 긴 일정에서 선수들이 매 경기, 모든 상황에서 집중할 수는 없다. 때로는 맥없이 지는 경기도 나올 수 있고, 때로는 힘을 덜 들이고 이기는 경기도 나온다. 그게 기나긴 페넌트레이스다. 물론 절대 지고 싶어서 맥없이 지는 팀은 없다. 단지, 기나긴 일정을 치르며 종종 체력적, 정신적으로 지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일 뿐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그렇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순위 격차가 벌어지고 상위권 팀은 약간의 여유를 찾는다.
하지만, 현재의 1~7위 3경기차는 1~2경기 부진할 경우 곧바로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감독들은 “아직 승부처가 아니다. 6월 이후, 그리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순위가 갈릴 것이다”라고 말하지만, 막상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은 그렇지 않다. 4월이든 8월이든 매 경기 총력전의 자세로 나온다. 그런데 촘촘한 순위 격차가 지속될 경우, 매경기 총력전을 통해 이겨야 순위가 떨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에 무조건 매순간 집중해야 한다는 부담이 생겨 스트레스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보통 순위 격차가 벌어졌을 때 상위팀의 경우 경기에는 최선을 다해도 “오늘 져도 최소한 순위에 영향은 안 받으니까 큰 피해는 없을 거야”라고 여유를 부릴 수 있다. 그게 때로는 방심으로 이어지지만, 부담을 덜 수 있어 경기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보통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기 시작한 팀이 쉽게 다른 팀에 역전을 당하지 않는 이유도 이와 연관이 있다. 하지만, 이제 상위팀에 그런 기대와 여유는 사치다.
1위 팀과 7위 팀을 막론하고 “오늘 져도 일단 우리팀 순위는 당분간 유지된다”는 여유는, 이제 없다. 1위든 7위든, 매 경기 초긴장 모드다. 모든 팀이 바짝 집중하기에 때로는 상대의 자멸에 힘을 덜 들이고 이기는 요행을 바랄 수 없다. 역설적으로, 여유가 없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에서 여유를 찾고 제 실력을 발휘하는 팀이 결국 순위표 꼭대기에서 살아남지 않을까. 류 감독과 김 감독이 말한 “선수들의 스트레스”는 올 시즌 초반 순위다툼의 또 다른 키 포인트일지도 모른다.
[홈에서 대치 중인 진갑용과 오지환.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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