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닥터 K 명성을 이어간 선발 데뷔전이었다.
'핵잠수함' 김병현(넥센 히어로즈)가 국내 무대 선발 데뷔전을 가졌다. 김병현은 1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4⅔이닝 6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3실점을 기록했다.
8일 목동 LG전에서 1군 무대 데뷔전을 치른 김병현은 이날 대망의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비록 최대 95개라는 한계 투구수에 발목이 잡히며 승리투수 요건에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기고 마운드에서 물러났지만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충분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그의 탈삼진 본능.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탈삼진에 일가견이 있었다. 메이저리그 통산 841이닝동안 806개 탈삼진을 솎아내 한 이닝당 1개에 달하는 탈삼진 수치를 기록했다. 9이닝당 탈삼진수는 8.6개. 선발 등판시에는 9이닝당 탈삼진이 7.2개로 줄어들었지만 짧은 이닝에 자신의 있는 것을 쏟아붓는 구원투수로는 9이닝당 10.5개를 기록, 한 이닝당 한 개가 넘는 삼진을 기록하기도 했다.
비록 이날 김병현의 구속은 메이저리그 때의 그것과는 조금 차이가 있었지만 그래도 탈삼진 본능은 여전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슬라이더가 있었다. 좌타자라고 가정했을 때 좌타자의 무릎 쪽을 파고드는 슬라이더에 삼성 타자들은 여러차례 배트를 헛돌렸다.
김병현은 1회 1사 후 첫 삼진을 잡았다. 정형식을 상대로 1B 2S에서 몸쪽 슬라이더를 던졌고 헛스윙 삼진으로 연결됐다. 이어 채태인도 삼진으로 잡으며 1회에만 두 명을 삼진으로 처리했다. 이번 역시 좌타자 몸쪽을 파고 드는 슬라이더였다.
우타자라고 다를 것은 없었다. 2회 선두타자로 나선 박석민에게 역시 슬라이더가 주효했다. 이번에는 우타자였던 관계로 바깥쪽으로 흘러 나가는 공이었다. 박석민은 배트를 집어 던지면서까지 커트를 시도했지만 결국 삼진을 감내해야 했다. 신명철 역시 바깥쪽 슬라이더에 삼진. 2회까지만 탈삼진 4개를 기록했다.
이후 두 개의 삼진은 위기 상황에서 나왔다. 3회 1사 1, 2루에서 최형우와 만난 김병현은 바깥쪽 힘있는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5회 무사 1루에서는 이승엽에게 쓰리볼 이후 연속 3개의 스트라이크를 잡아내며 삼진을 솎아냈다. 5이닝도 마치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물러났지만 탈삼진은 6개로 적지 않았다.
이날 김병현에게 예전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업슛은 없었지만 날카롭게 휘어지는 슬라이더가 있었다. 경기 후 그가 밝힌 "변화구를 스트라이크로 잡는 것만 연습하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말한 부분만 현실이 된다면 '닥터 K' 본색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변함없이 탈삼진 능력을 과시한 넥센 김병현. 사진=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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