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올 시즌 최다 실점의 수모를 당했다.
한화 류현진은 19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전서 6이닝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6이닝 7피안타 2볼넷 4탈삼진 5실점하고 시즌 3패(2승)째를 당했다. 류현진의 5실점은 지난 2일 청주 LG전에 이어 올 시즌 본인의 최다 실점 타이 기록이다. 구위 자체는 나쁘지 않았지만, 가랑비에 옷이 젖었다는 말이 딱 맞을 정도로 SK 타자들의 툭툭 끊어지는 공격에 당하고 말았다. 물론, 제구력도 최상은 아니었다.
▲ 제구력 최상 아니었다
류현진은 신이 아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위기관리능력을 갖고 있지만, 제구력이 흔들리는 날도 있다. 바로 이날이 그랬다. 스트라이크와 볼의 차이가 컸다. 경기 초반 특유의 힘 있는 직구로 SK 타자들을 윽박지르려고 했지만, 투구의 탄착군이 스트라이크존에 형성되지 않았다. 1회초 선두타자 정근우를 범타처리했지만, 김강민에게 바깥쪽 높은 볼을 던지며 볼넷을 내주고 말았다. 다행히 후속 최정의 타구 때 김강민이 주루사를 범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그러자 영리한 류현진은 2회 들어 볼 배합을 바꿨다. 직구에 주무기 서클 체인지업, 그리고 느린 커브를 섞어 SK 타자들의 타격 타이밍을 뺏으려고 했다. 이로 인해 류현진은 4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덕분에 2회와 3회를 연이어 삼자범퇴로 막아냈다. 하지만, 4회가 문제였다. 정근우의 타구가 하주석의 실책으로 연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이어 류현진의 제구력은 급격히 흔들렸다. 코너워크가 되지 않은 볼을 SK 타자들이 연이어 짧은 스윙으로 안타를 만들었다.
5회에는 최정에게 적시타로 4점째를 내준 뒤 이호준을 상대할 때 초구에 보크를 범하고 말았다. 2사 1루 상황에서 세트포지션 자세를 취할 때 상체에 모은 글러브를 잠시 멈추지 않고 곧바로 투구 동작으로 이어갔다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이른바 퀵피치였다. 그만큼 류현진이 심리적으로 흔들렸다는 증거다.
▲ SK 타자들 쨉에 당했다
물론 SK 타자들의 집중력도 대단했다. SK 타자들은 류현진을 의식해 철저하게 짧게 끊어치는 타법을 구사했다. 심지어 코너워크가 잘된 볼도 절묘하게 안타로 연결했다. 0-1로 뒤진 4회초를 선두타자 정근우의 타구는 하주석의 실책으로 연결했다. 이만수 감독은 즉각 김강민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고, 1사 2루 상황에서 최정이 류현진의 가운데로 몰린 볼을 좌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류현진의 실투도 실투였지만, 최정의 집중력이 더 대단했다. 이어 류현진은 박재홍에게 볼넷을 내줬고, 2사 1,3루 위기에서 결국 안치용과 조인성에게 연이어 중전 적시타를 내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5회초에도 비슷한 패턴이었다. 김성현의 중전안타에 이어 정근우가 차분하게 희생번트를 성공해 1사 2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여기서 다시 최정에게 좌전 적시타를 내줘 4점째를 허용하고 말았다. 류현진은 5회초 조인성에게 솔로포를 내준 것을 제외하면 하나 같이 SK 타자들의 쨉에 당하고 말았다. 그 결과 올 시즌 최다 실점인 5실점이었다. 천하의 괴물도 미묘한 제구력의 흔들림과 SK 타선의 고도의 집중력에 무너졌다. 장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가랑비에 옷 젖듯 SK 타자들의 연이은 단타에 두손 두발을 들었다.
[올 시즌 최다실점한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