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롯데 타선과 삼성 마운드의 관계가 묘하다.
롯데는 24일 대구 삼성전서 2-7로 패배했다. 단 6안타에 그칠 정도로 삼성 마운드에 완벽하게 막혔다. 이로써 올 시즌 롯데는 삼성전 상대전적서 2승 1무 5패로 절대 열세다. 롯데는 지난해 삼성에 9승 9패 1무로 대등한 승부를 펼쳤는데, 올 시즌 들어 삼성에 힘을 쓰지 못한다. 특히 타선이 활화산같이 터지더라도 삼성 마운드만 만나면 침묵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꼭 그런 것도 아니다. 삼성 일부 투수들도 여전히 롯데 타자들이 신경 쓰인다.
포비아(phobia).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 국한되어 발생하는 공포를 뜻한다. 프로야구판에도 천적관계를 넘어선 공포에 가까운 관계는 분명 존재한다. 올 시즌 롯데 타선도 삼성만 만나면 꽁꽁 얼어붙는다. 올 시즌 롯데의 팀 타율은 0.272로 2위이고, 팀 득점권타율도 0.289로 괜찮은 편이다. 득점도 경기당 4.2점을 뽑았다. 그러나 올 시즌 삼성전 팀타율은 0.212이고, 장타율도 0.286에 머물러 있다. 8경기서 득점은 단 19점에 불과했다. 삼성 마운드를 상대로 3점을 뽑기에도 버겁다.
특히 지난 22~24일 대구에서 열린 3연전서 롯데는 22안타 7득점에 그쳤다. 찬스를 적지 않게 만들어 놓고도 고비마다 삼성 마운드에 막혔다. 더구나 롯데 타선이 5월 중순까지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지만, 지난 18~20일 KIA와의 3연전서 완벽하게 살아났다는 평가를 받은 뒤 받아든 성적표라 더욱 충격적이다.
롯데 타선을 살펴보면 삼성전서 가장 강했던 타자는 타율 0.310 1득점의 손아섭이다. 그러나 다음으로 강한 타자였던 타율 0.304 2타점 3득점의 김주찬은 최근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롯데 타선은 주중 3연전서 김주찬의 부재로 삼성 마운드를 상대하는 것이 버거웠다. 그 다음으로 삼성전 성적이 좋은 타자는 타율 0.276 1타점의 강민호다. 박준서도 타율 0.273 2득점으로 선전했다. 하지만, 문규현(0.222) 박종윤(0.214) 전준우(0.138) 조성환(0.118) 홍성흔, 황재균(0.207) 등은 줄줄이 부진했다. 그러다 보니 삼성전서 롯데의 공격 흐름은 툭툭 끊긴다.
물론 롯데 타선이 삼성 마운드에 결정적인 타격을 안긴 경기도 있었다. 4월 24일 대구 경기서 오승환에게 6실점을 안기며 승리했다. 또한, 23일 경기서도 황재균이 권오준에게 극적인 동점 3점포를 쏘아 올렸고, 박종윤의 역전타로 승리했다. 2경기 모두 7회 이후 뒤지던 경기를 리그 최강이라는 삼성 불펜을 상대로 뒤집은 것이었다. 삼성은 올 시즌 역전패가 7차례인데 그 중 2경기가 롯데전이었고, 올 시즌 팀 블론세이브 3개 중 2개도 롯데전이었다.
결국, 롯데 타선이 올 시즌 유독 삼성 선발진에 약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브라이언 고든(평균자책점 2.03), 배영수(1.29), 장원삼(1.17) 탈보트(2.38) 윤성환(0)은 올 시즌 롯데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막아냈다. 또한, 삼성 불펜 투수들은 오승환(11.12)을 제외하면 정현욱(0) 안지만(2.70) 권오준(3.00) 권혁(0) 등이 롯데 타선을 꽁꽁 묶고 있다. 사실 오승환도 4월 24일 경기를 제외하면 롯데 타자들을 잘 막아내고 있다. 삼성 불펜이 롯데 타선을 못 막고 있는 건 아니다.
시즌을 치르다 보면 상대 팀별 타격 편차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난해 삼성 마운드에 타율 0.273 18홈런 83타점 91득점을 뽑아냈지만, 1년만에 관계가 묘하게 흐르고 있다. 그런 가운데 삼성 불펜의 세 차례 블론세이브 중 2차례가 롯데전이었다는 게 놀랍다. 정말 롯데 타선은 삼성 마운드 포비아에 걸린 것일까.
[타격 자세를 취하는 전준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