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한화가 우여곡절 끝에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한화 이글스는 2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터진 백승룡의 결승타에 힘입어 5-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화는 6연패 늪에서 빠져 나오며 분위기 반전 계기를 마련했다. 시즌 성적 14승 25패. 반면 넥센은 불펜이 무너지며 역전패, 2연패를 기록했다. 하지만 21승 1무 16패로 여전히 선두.
승부는 10회 갈렸다. 앞선 9회말 수비에서 2점을 내주며 허무하게 연장에 들어간 한화는 10회초 첫 두 타자가 범타로 물러나며 분위기를 넥센쪽에 뺏기는 듯 했다.
하지만 넥센은 다음타자 김태균에 이어 투수 데니 바티스타가 들어서는 것을 감안, 김태균을 고의사구로 내보냈다.
결과적으로 넥센으로서는 이것이 화근이었다. 김태균의 도루에 이은 대타 이학준의 볼넷, 이어 백승룡의 우전 적시타가 터지며 5-4로 앞서갔다. 이후 한화는 10회말 마일영을 투입해 우여곡절 많았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경기 최대 관심사는 역시 '핵잠수함' 김병현과 '괴물' 류현진의 선발 맞대결이었다. 덕분에 이날 목동구장의 취재 열기는 한국시리즈를 방불케 했다. 결과적으로 류현진과 김병현 모두 이름에 걸맞은 호투를 선보였다. 하지만 경기 중반과 후반 희비는 다른 선수들에 의해 극명하게 엇갈렸다.
선취점은 한화가 뽑았다. 한화는 1회초 공격에서 넥센 선발 김병현의 제구 난조를 틈 타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1아웃 이후 한상훈과 장성호의 연속 몸에 맞는 볼, 김태균의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만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 최진행 타석 때 김병현의 와일드피치가 나오며 3루 주자 한상훈이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최근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도 그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4회까지 류현진의 직구-커브 조합에 꼼짝하지 못하던 넥센은 5회들어 반격에 나섰다.
빌미는 한화가 제공했다. 선두타자 강정호가 빗맞은 내야 뜬공을 때렸지만 유격수 하주석이 타구를 잃어버린 것. 유격수 뜬공이 좌중간 2루타로 둔갑하는 순간이었다.
넥센은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윤의 희생번트에 이어 지석훈이 우중간 안타를 때리며 동점을 만들었다.
6회에도 넥센의 기세는 이어졌다. 선두타자 유한준의 우중간 2루타에 이어 박병호의 중전 적시타까지 터지며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그 사이 넥센 선발 김병현은 한화 타선을 6회까지 1실점으로 막은 뒤 불펜에게 넘겼다.
이 때까지만 해도 김병현이 웃고 류현진이 우는 상황. 하지만 상황은 극적으로 반전됐다. 8회초 공격에서 한화는 선두타자 오재필의 중전안타로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장성호의 우전안타로 무사 1, 3루 찬스를 잡았다.
이어지는 중심타선은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김태균이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든 뒤 최진행이 넥센 구원투수 오재영의 141km짜리 직구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 홈런으로 류현진은 승리투수 요건을 채우고 마운드에서 내려올 수 있었다. 이 때까지만 해도 류현진이 극적으로 웃고 김병현은 아쉬움을 남기는 상황.
하지만 마지막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8회 등판해 첫 이닝을 완벽하게 막아낸 바티스타가 9회들어 급격히 흔들린 것. 넥센은 9회말 1사 후 지석훈과 허도환의 연속 볼넷으로 득점 찬스를 잡은 뒤 서건창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했다. 이어 오재일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이날 김병현과 류현진 모두 승패를 기록하지 못하는 순간이었다.
류현진은 7이닝 6피안타 10탈삼진 2사사구 2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바티스타의 난조로 시즌 3승에 실패했다. 지난 경기에서 6이닝 5실점으로 기대에 못미쳤던 류현진은 이날도 호투에도 불구하고 수비와 불펜 지원을 받지 못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병현 역시 호투에도 불구하고 국내 무대 첫 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이날 김병현은 초반 난조를 딛고 호투했지만 불펜진이 뒷받침하지 못했다. 하지만 첫 경기에 비해 한층 깔끔한 투구를 선보이며 국내 무대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
한편, 이날 류현진과 김병현의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관중이 들어찼고 시즌 7번째 목동구장 만원사례를 기록했다.
[연장 10회 결승타를 때린 백승룡(첫 번째 사진), 김병현이 지켜보는 가운데 역투하고 있는 류현진(두 번째 사진), . 사진=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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