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집념의 ‘커트 신공’이 3경기만에 돌아왔다.
KIA 이용규는 6일 광주 삼성전 이전까지 타율 0.257로 타격이 썩 날카롭지 못했다. 하지만, 출루율은 0.377, 리그 15위로 나쁘지 않다. 타점은 13개이지만, 득점은 35개다. 이용규가 타율이 떨어져도 이처럼 무서운 톱타자인 이유는 특유의 ‘커트’다.
이용규는 지난 2010년 8월 29일 광주 넥센전서 박준수에게 20구째까지 가는 접전을 펼치며 한 투수 상대 최다 투구수를 기록했었다. 그 정도로 자신이 원하는 코스나 구질이 아닌 투구도 파울로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지난해 이용규는 타석당 투구수 4.26개로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가장 많은 투구수를 기록했고, 헛스윙 비율은 단 2%에 불과했다.
그랬던 이용규가 지난 5~6일 광주 삼성전서 발목 통증으로 연속 결장했다. 3일 인천 SK전서 타격 후 1루 베이스를 잘못 밟은 것. 경기에 나서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선동열 감독은 이용규를 투입하지 않았다. 이용규가 없는 KIA 타선은 힘이 뚝 떨어졌다. 김선빈이 톱타자를 맡았으나 끈질긴 맛은 덜했다. 특히 이용규가 선발 투수에게 많은 공을 던지게 해 빠른 시간 내에 지치게 하는 효과를 전혀 보지 못했다.
7일 광주 삼성전서 톱타자로 원대복귀한 이용규는 역시 이용규다웠다. 특유의 선구안과 커트로 투구수 관리와 체력 안배를 해야 하는 선발 투수 미치 탈보트의 투구수를 늘려줬고, 후속 타자들에게는 선발 투수의 공을 최대한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줬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탈보트에게 5구까지 3B2S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이후 6~9구를 연이어 커트했다. 결국 10구째에 볼넷. 힘이 빠진 탈보트는 김원섭에게 볼넷을 내줬고, 최희섭에게 우중간 적시타를 내줬다. 이용규는 귀중한 선취점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1-1 동점이던 3회말에는 무사 1루 상황에서 9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다시 볼넷을 골랐다. 역시 파울 커트가 4개나 됐다. 탈보트는 이후 1사 2,3루 위기에서 김원섭에게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내줬다.
5회에는 파울 단 1개만 친 뒤 우전안타로 출루했다. 대신 2루 도루에 성공하며 탈보트를 괴롭혔다. 6회에는 2사 만루 상황에서 5구째만에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경기 초반 선발 탈보트의 투구 수 관리에 훼방을 놓은 건 보이지 않는 KIA의 승인이었다. 이날 탈보트가 6볼넷을 기록하며 무너진 것도 결국 이용규 특유의 끈질긴 승부에서 비롯됐다. 그것도 모자라 8회에는 3-3에서 이호신이 결승 1타점 3루타를 친 뒤 1사 3루 상황에서 희생플라이를 치며 귀중한 쐐기 타점을 올렸다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2볼넷. 역시 KIA 타선에는 ‘커트 신공’ 이용규가 버티고 있어야 든든하다.
[맹활약한 이용규.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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