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고양 안경남 기자] ‘제2의 박지성’ 김보경(23·세레소 오사카)의 왼발이 레바논의 밀집 수비를 뚫었다.
김보경은 12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에 위치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2차전에 선발 출전해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은 김보경의 두 골과 구자철의 쐐기골로 3-0 완승을 거뒀다. 승점 3점을 얻은 한국은 2승(승점6점)을 기록하며 조 선두 자리를 지켰다.
레바논전을 앞두고 전술 변화를 예고했던 최강희 감독은 김보경 시프트를 시도했다. 지난 9일 치른 카타르 원정에서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2도움을 기록했던 김보경은 이날 4-2-3-1 포메이션의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위치를 바꿨다. 대신 김보경의 자리는 염기훈(경찰청)이 메웠다.
위치는 달라졌지만 김보경의 발끝은 그대로였다. 경기 초반 다소 잠잠했던 김보경은 전반 29분 한국에 첫 골을 선사했다. 박주호(바젤)의 전진패스를 받은 이근호(울산)가 좌측면을 돌파한 뒤 땅볼 크로스를 올렸고 상대 문전에 있던 김보경이 왼발 논스톱 슈팅을 때렸다. 볼은 레바논 골키퍼의 손을 스친 뒤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A매치 14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이다.
김보경은 레바논전을 앞두고 골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었다. 그는 지난 10일 파주NFC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1차전 때 골을 넣고 싶었는데 못 넣어서 아쉬웠다. 좀 더 성장하기 위해서라도 골이 필요하다. 또한 대표팀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도 골을 넣어야 한다. 레바논전에서 골을 넣고 싶다”며 밝혔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다.
레바논의 밀집수비에 막혀 답답한 공격을 펼쳤던 한국의 김보경의 왼발 한 방으로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김보경은 득점 뿐 아니라 한 곳에 머물지 않고 중앙과 후방을 오가며 패스의 연결고리 역할을 했다. 김보경이 가운데로 이동하면 이근호가 측면으로 빠졌고 후방으로 빠지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이 전진했다.
한국의 공격을 주도한 김보경은 후반 3분 한 골을 더 추가했다. 역습 상황에서 볼을 받아 단독 돌파 후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왼발로 득점에 성공했다. 레바논 수비를 따돌린 빠른 스피드와 위치선정 그리고 정확한 마무리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김보경은 지난 카타르전처럼 후반 32분 김정우(전북)가 지동원(선덜랜드)과 교체되자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를 옮겼다. 김보경은 경기 중 포지션 변경에도 유기적으로 대처했다. 그는 구자철과 함께 후방에서 패스를 통해 경기의 템포를 조절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덕분에 한국은 안정적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김보경.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