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제는 체력이 변수다.
이호근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30일(이하 한국시각) 새벽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런던올림픽 최종예선 8강전서 프랑스에 완패했다. 190cm이 넘는 장신이 5명이나 있는 프랑스에 무차별 골밑 폭격을 당했다. 더블 더블을 찍은 선수는 야쿠부 뿐이었지만, 코트에 나선 전원이 골밑을 두드리고 리바운드를 잡는 걸 당해내지 못했다. 한국은 단 10리바운드에 그치는 대신 프랑스에 42리바운드를 내줬다. 상대에 32차례나 공격할 기회를 더 내줬고, 프랑스는 공격리바운드에 이은 득점을 수 차례 해냈다. 도저히 이길 수가 없었다.
체력 저하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한국이 프랑스전서 리바운드를 10개밖에 잡아내지 못한 걸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한국은 크로아티아전부터 체력 열세를 드러냈다. 모잠비크와의 첫 경기서 예상 밖 접전을 펼치느라 체력 소진이 일찍 시작됐고, 크로아티아전 이후 하루 쉬었지만, 프랑스전서도 한국 특유의 빠른 농구가 나오지 않았다. 체력 회복이 깔끔하게 이뤄진 것 같지 않았다.
사실 국내 최장신 하은주가 골밑에서 상대 센터와 몸싸움을 하면서 리바운드를 따낸다면 나머지 선수들은 골밑 도움 수비와 리바운드, 스크린을 하면서 소비되는 체력을 아낄 수 있다. 그러나 이제와서 몸이 좋지 못한 하은주 타령을 하기보다 전열을 가다듬어 1일 자정에 열리는 일본전에 이어 아르헨티나-캐나다전 승자와의 패자전 준비를 할 때다. 2경기 연속 이기면 런던에 갈 수 있으니 희망은 있다.
1일 만나는 일본은 평균 신장이 그리 높지 않다. 한국과 1대1 매치업에서 확실히 우위를 점하는 포지션은 없다. 도움 수비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면 체력적인 부담도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전원 농구를 펼쳐 서로의 체력 부담을 최대한 덜어내는 게 필요하다. 한국은 프랑스전 승부가 일찍 갈리면서 11명의 선수를 코트에 내보냈다. 이연화가 첫 출전했고, 신정자와 변연하가 각각 31분, 29분 뛴 게 가장 긴 러닝 타임이었다. 나머지 선수들은 20분 내외만 소화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패자 2회전까지 간다는 가정 하에 최대 5일간 4경기를 치르게 돼 일본전서 체력 소진이 극도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개인의 요령과 정신력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그런 다음 적극적인 골밑 공략으로 확률 높은 득점을 이끌어내는 게 필요하다. 일본에 신장이 뒤지지 않으니 무작정 외곽 공격만을 노릴 이유가 없다.
일본은 이번 대회서 우리와 똑같이 1승 2패를 기록했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꽤나 선전하고 있다. 예선 첫 경기서 홈팀 터키에 완패했지만, 푸에르토리코를 꺾었다. 185cm의 센터 마미야 유카가 29점 1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유럽 강호 체코와의 8강전서도 단 6점차로 패배할 정도로 선전했다. 리바운드에서 19개나 뒤졌지만, 악착 같은 수비로 체코의 야투 성공률을 단 37%로 묶었다. 마미야가 16점으로 분전했고 에이스 오가 유코도 예선전 부진을 깨고 17점을 올렸다. 한국은 마미야와 오가를 전 선수가 돌아가면서 철통 봉쇄해야 한다.
지금 태극낭자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체력과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한국여자농구대표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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