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4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는 양 팀 선발인 윤석민과 김선우의 호투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날 경기에서 윤석민은 8이닝 4피안타 무실점, 김선우는 자책점 없이 8이닝 5피안타 1실점했다. 고영민의 실책이 없었다면 김선우도 윤석민과 같은 4피안타 무실점이 가능했을지 모른다. 어쨌든 결과를 떠나 두 투수 모두 최고의 피칭을 한 것은 분명하다. 한 경기의 선발투수가 모두 8이닝 이상을 던지면서 두 투수 모두 장타와 4사구 하나 없이 피칭을 끝낸 것은 이번 시즌 들어 처음이다.
자연스레 9회초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2번째 세이브를 거둔 최향남의 활약은 잊혀졌다. 하지만 최향남의 1이닝 무실점도 KIA 입장에서는 소금같은 활약이었다. 최향남의 세이브는 상황의 중요성으로 볼 때 단순한 1이닝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KIA는 3일 경기에서 패하며 7연승이 중단된 상황이었다. 힘겹게 만든 5할 승률도 깨졌다. 그리고 그 패배는 선발(서재응)이 호투했지만 불펜이 무너지며 뒤집어진 경기였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컸다. 불펜에서 가장 믿을만한 카드인 박지훈이 1이닝도 책임지지 못하고 2점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4일 KIA는 연승이 끊어진 뒤 처음 경기를 가졌고, 선발은 에이스였다. 윤석민도 승리투수가 된 뒤 "(팀 승률을)다시 5할로 맞춰야 했고, 지면 연패에 빠지는 것이기 때문에 더 책임감을 가졌다"고 말했다. '부담'이라는 단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에이스가 갖는 중압감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연승 중이라면 이어가야 하고, 연패 중이라면 끊어줘야 하는 에이스의 등판. 그리고 에이스는 8이닝을 무실점으로 호투했고, 팀은 단 1점만 앞서 있어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만일 패했다면 연패에 빠지면서 5할 승률에서 한 발 더 멀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에이스가 나서 무실점 호투를 펼쳤지만 다시 불펜의 실패로 승리를 날린다는 것은 KIA 입장에서 상상하기도 싫은 가정이었을 것이다.
최향남은 이런 분위기 속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긴 공백으로 인해 매 등판 자체가 부담일 수 있는 노장 선수에게 어쩌면 가혹하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숨이 막힐 수 있는 1이닝이었다.
하지만 최향남은 모든 것을 이겨냈다. 윤석민이 이미 100개의 투구수를 던진 입장에서 다시 마운드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았고, 누군가가 책임졌어야 할 마지막 1이닝을 최향남이 해준 것이다.
한기주의 부재로 비상이 걸린 KIA 불펜에서 최향남은 연승 기간 동안 누구와도 바꾸지 못할 소중한 역할을 했다. 4일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기록에는 1이닝 무실점과 1세이브만 남았지만, 그 1이닝의 가치는 숫자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KIA 불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고 있는 최향남.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