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고동현 기자] 비는 그치지 않았고 꿈의 대결도 빗물에 쓸려 사라졌다.
언제 있을지 모르는, 혹은 다시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 꿈의 대결이 무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5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넥센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야구팬들에게 우천취소는 언제 듣더라도 아쉬운 소식이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여느 때보다 그 정도가 더했다. 양 팀 선발투수로 '코리안특급' 박찬호(한화)와 '핵잠수함' 김병현(넥센)이 나서기로 예정돼 있었기 때문.
사실 현재 실력으로만 본다면 이들의 대결은 그냥 스쳐지나갈 수도 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류현진(한화), 윤석민(KIA), 김광현(SK) 등의 맞대결이 더 흥미로울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와 김병현에게는 그들이 가진 '특별함', 그리고 '애틋함'이 있다. 한국 출신 메이저리거 1세대로서 팬들과 오랜시간 희로애락을 함께 했다.
그렇다고 실력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김병현은 최근 2경기에서 연속 퀄리티 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는 등 승리투수가 됐으며 박찬호 역시 한화 선발투수 중 주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때문에 박찬호와 김병현의 맞대결 가능성이 제기되자 경기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많은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이들은 2001시즌 두 차례 같은 경기에 나선 적은 있지만 선발 맞대결을 펼친 경우는 한 차례도 없었다. 때문에 이번 대결에 더욱 큰 관심이 모일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국 비로 인해 이들의 맞대결은 무산됐다.
사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이번 주 초부터 5일 전국적으로 많은 비가 내린다고 예보돼 있었고 이것이 맞아 떨어진 것 뿐이다. 그럼에도 팬들은 '이번만큼은' 기상청 예보가 틀리기를 바랐지만 결국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아침부터 많은 양의 비가 쏟아진 끝에 경기 시작을 3시간여 앞둔 상황에서 경기가 취소됐다.
기나긴 가뭄 끝에 내린 반가운 비였지만 이날만큼은 목동구장을 쉼없이 적시는 비가 야속하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이제 한화와 넥센의 남은 맞대결은 9차례. 9번 안에 이들의 대결이 다시 한 번 이뤄질 수 있을까.
[선발 맞대결이 무산된 박찬호(왼쪽)와 김병현(첫 번째 사진), 5일 오후 목동구장에 많은 양의 비가 내리고 있다. 사진=마이데일리DB,고동현 기자 kodori@mydad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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