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 좌완 장원삼이 10일 대구 LG전서 시즌 10승째(3패)를 따냈다. 팀 동료 미치 탈보트, 벤자민 주키치(LG), 더스틴 니퍼트(두산)을 제치고 올 시즌 첫 10승 고지에 오르며 다승 부문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지난해까지 역대 프로야구 30시즌동안 10승 고지를 선점한 투수는 20차례 다승왕에 올랐다. 장원삼의 생애 첫 다승왕 등극 가능성은 확률로만 따지면 66.7%다.
현 시점에서 장원삼에게 다승왕 도전을 넘어서서 또 다른 동기부여를 일으키는 선수가 있다. 그의 대선배 김일융과 용병 스캇 베이커다.
▲ 27년만의 삼성 좌완 다승왕 도전
김일융은 재일교포 출신으로서 1968년 요미우리에 입단한 뒤 1984년 삼성에 전격 이적해 3년간 91경기서 54승 20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2.53을 거뒀다. 1985년 25승을 거둔 그는 현 김시진 넥센 감독과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삼성 통합 우승을 이끈 전설의 좌완 에이스다. 비록 1987년 요코하마로 이적했지만, 3년간 그는 무시무시한 인상을 남겼다.
삼성은 1985년 김일융과 김시진에 이어 1987년 김시진이 23승으로 단독 다승왕을 차지했다. 이후 삼성이 다승왕을 배출하는 데는 무려 17년이 걸렸다. 2004년 배영수가 17승, 2009년 윤성환이 14승으로 공동 다승왕에 올랐다. 김일융을 제외하곤 삼성 출신 좌완 다승왕은 없었다. 장원삼이 올 시즌 다승왕에 오른다면 1985년 김일융에 이어 27년만에 삼성 출신 좌완 다승왕이 되고, 단독 다승왕이 된다면 1987년 김시진에 이어 25년만에 삼성 출신 단독 다승왕이 된다.
▲ 14년만의 삼성 좌완 15승 도전
장원삼이 27년만에 삼성 출신 좌완 다승왕에 도전하는 것만 봐도 삼성이 얼마나 좌완 에이스 기근에 시달렸는지 알 수 있다. 삼성은 1982년 이선희와 권영호가 15승을 따냈고, 김일융이 떠난 뒤 왼손 에이스가 귀했다. 1993년 14승을 거둔 김태한 투수코치, 1994년 14승을 거둔 성준 SK 투수코치 등이 명맥을 이었으나 에이스의 상징인 15승을 거둔 적은 없다.
김일융 이후 사실상 명맥이 끊긴 삼성 좌완 15승 숙원을 풀어준 투수는 1998년 용병 베이커였다. 용병제 도입 첫 해에 삼성에 입단한 그는 평균자책점은 4.13으로 높았지만, 15승 7패로 제 몫을 했다. 베이커 이후 삼성엔 몇몇 좌완 용병이 다녀갔지만, 2002년 나르시소 엘비라가 13승을 따낸 걸 제외하곤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장원삼이 2010년 개인 최다인 13승을 넘어 올 시즌 15승을 따낼 경우 베이커에 이어 14년만에 삼성 출신 좌완 15승 투수로 기록된다.
삼성이 2009시즌 후 당시 히어로즈에서 거금을 주고 장원삼을 영입한 건 끊긴 삼성 좌완 에이스 명맥을 잇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부진했지만, 올 시즌 전반기에 10승을 달성하며 삼성의 해묵은 숙원사업을 풀어줄 조짐이다. 지금 페이스라면, 장원삼은 김일융과 베이커의 뒤를 이을 수 있다.
[10승을 기록한 장원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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