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묘하게 투수와 타자의 속사정이 다르다.
2012 올스타전 개최 여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일단 11일 감독추천선수가 발표돼 올스타전에 참가할 44명이 확정됐다. 이스턴리그와 웨스턴리그 팬투표로 뽑힌 10명은 선발로 나서고, 각 리그 감독 추천 선수 12명은 교체로 투입된다.
44명 중 투수는 양팀에 7명씩 총 14명이다. 야수는 양팀에 15명씩 총 30명이다. 어쨌든 44명은 모두 경기에 참가할 가능성이 크다. 어쩌다 타이밍을 놓쳐서 간혹 출전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어지간하면 올스타 감독들이 출장 기회를 비교적 균등하게 배분하는 편이다.
올스타전은 투수가 타자보다 부담이 크다. 전 이닝에 출전하지 않는 건 투수와 타자가 다를 게 없지만, 투수는 타자와는 달리 등판 시점과 간격에 영향을 받는 보직이다. 19일 전반기가 마무리가 되면, 21일 올스타전을 제외하고 선수들에게 온전히 휴식이 주어지는 기간은 고작 3일이다.
즉, 투수가 21일에 단 1이닝만 투구를 해도 후반기 첫 3연전인 24~26일 등판 시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물론 1이닝 정도는 불펜 피칭이라 치고 24일에 선발 등판하는 건 무리가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직전 등판이 언제였는지, 소화한 이닝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8일이나 19일에 6~7이닝 이상 소화한 선발 투수는 21일 단 1이닝 투구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이는 투구 밸런스에 영향을 미쳐 후반기 컨디션 난조와 함께 선발로테이션을 조정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가뜩이나 장맛비 영향으로 각팀 선발로테이션이 헝클어진 상황이다. 과거에도 올스타전에 참가한 투수가 후반기 들어 갑자기 투구 밸런스를 잃어버리는 케이스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선발 등판을 준비하는 불펜 피칭과 관중이 지켜보는 올스타전 실전 피칭도 엄연히 다르다. 또한, 7명이 9이닝을 막아야 하니 과거 올스타 일부 감독들은 가장 젊은 투수 1~2명에게 2이닝을 맡길 정도로 올스타전에 나서는 투수들의 부담을 최소로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 감독들은 추천 선수 명단을 작성할 때 각 팀에서 최대한 균등하게 투수를 뽑아가려고 한다.
이스턴 올스타 투수 부문 팬투표 1위를 차지한 롯데 송승준은 발가락 부상으로 올스타 감독인 삼성 류중일 감독의 동의 하에 올스타전서 결장한다. 이에 류 감독은 같은 롯데 소속인 쉐인 유먼을 뽑았다. 이미 이번 올스타전서 두산 투수 3명, 삼성 투수 2명이 나선다는 걸 고려한 결과다.
반대로 타자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올스타전을 바라보는 마음이 가벼울 것이다. 타석에 1~2차례 들어서고 2~3이닝 수비하는 건 매일 연습을 통해서 단련돼 있기에 정규시즌과 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올스타전서 적절히 실전 감각을 유지하는 게 후반기 재개 이후 좋은 흐름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난주 SK와의 홈 경기서 수비 도중 어깨를 그라운드에 찧은 롯데 조성환도 이러한 이유에서 올스타전 출전 강행을 선언했다. 팬 투표에서 받은 사랑을 보답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전해졌다.
한편,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팬투표 1위로 올스타전에 나섰던 이승엽의 경우 한국에서 9년만에 맞이하는 올스타전에 나서지 않는다. 류 감독이 그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팬 투표에서 롯데 홍성흔에게 밀리자 미련 없이 감독추천선수 명단에서도 빼버렸다. 이승엽 같은 슈퍼스타가 어정쩡하게 경기 중반에 대타로 출전하는 모양새를 보이느니 차라리 푹 쉬면서 후반기 첫 3연전에 맞춰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올리라는 주문이다.
[올스타전에 참가하는 극적으로 참가하는 조성환(위), 불참하는 송승준(아래)]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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