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안경남 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설기현 의존도’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인천의 상승세가 무섭다. 인천은 지난 15일 홈구장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치른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2 21라운드서 서울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K리그 14위가 2위를 격파한 순간이다. 서울은 물론 인천 팬들까지 깜짝 놀랄 만한 승리였다. 하지만 이날 인천의 승리는 우연이 아닌 실력으로 일군 값진 승리였다.
7경기 연속 무패행진(3승4무)이다. 시즌 초반 1승이 힘들었던 팀이 최근 6경기서 3승을 챙겼다. 6경기 승점(12점)으로 순위표를 구성할 경우 선두 전북(16점)에 이어 2위다. 막판 뒷심 부족은 사라졌고, 쉽게 지지 않는 끈끈한 팀으로 거듭났다. 그만큼 최근 인천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무엇보다 빈약했던 공격진의 부활이 반갑다. 올 시즌 인천은 K리그서 가장 득점이 적다. 16골로 1위 전북(48골)보다 32골이 부족하다. 인천과 순위가 비슷한 광주도 30골을 넣었다. 설기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시즌 초반 문상윤, 최종환, 이보 등 ‘도우미’들이 제 역할을 못했다. 부상과 부진 등 악재가도 한 몫을 했다.
설기현이 전방에 서면 고립됐고, 측면으로 빠지면 그 공간을 메워줄 선수가 없었다. 인천의 공격은 쉽게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김봉길 감독도 답답하긴 마찬가지였다. “경기 내용은 좋은데, 마무리가 되지 못하고 있다. 득점에 대한 숙제를 풀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지난 8일 부산 원정을 기점으로 인천의 공격력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앞선 성남, 경남과의 경기에서 잇달아 침묵했던 인천의 득점포는 부산전 2골과 서울전 3골로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더 놀라운 사실은 5골 중 설기현의 골이 없다는 점이다. 설기현에 대한 의존도에서 탈피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상승세의 중심에는 한교원이 있다. 지난 시즌 29경기서 3골을 넣었던 한교원은, 올 시즌 8경기 만에 3골을 터트렸다. 한교원은 상대 수비진이 설기현에게 집중될 때 빈 공간을 적절히 파고들었다. 올 여름 제주에서 이적한 남준재의 활약도 돋보인다.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크로스는 인천의 공격력을 배가 시켰다.
또한 서울전서 결승골을 넣은 빠울로는 환상적인 데뷔전을 치르며 기대감을 높였다. 김봉길 감독도 “문전에서의 득점력이 정말 뛰어난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천은 여기에 알바니아 청소년대표 출신 공격수 소콜을 추가 영입하며 공격을 더욱 강화했다. 설기현 의존도에서 완벽히 벗어나겠다는 의지다.
[설기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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