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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파업을 끝낸 MBC 예능프로그램들이 최우선 과제인 시청자 관심 회복에 성공할까?
18일 오전 9시 MBC노동조합은 170일간의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공식적으로 업무에 복귀한다. 이들은 복귀와 동시에 파업 기간 동안 떨어질 대로 떨어진 MBC 예능프로그램의 위상 회복이란 과제를 떠안게 됐다.
▲ 놀러오는 시청자 없는 '놀러와'-독설 없는 '라디오스타'
월요일 밤의 대표 토크쇼였던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는 부장급 연출진이 투입돼 파업 공백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기획과 참신함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더구나 경쟁프로그램인 KBS 2TV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의 선전으로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가 설 자리는 더욱 줄어든 상황이다.
독설 토크쇼 '황금어장-라디오스타'는 파업 여파로 정상 방송에 차질을 빚었고 프로그램 상징이던 방송인 김구라까지 막말 파문으로 하차하며 존폐 위기를 맞았다. 우여곡절 끝에 김구라를 제외한 개그맨 김국진, 유세윤, 가수 윤종신, 규현 4MC 체제를 유지해 안정궤도에 올랐으나 핵심 콘셉트인 독설의 수위는 약해졌다는 평이다.
목요일 밤은 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한 '주병진 토크콘서트'이 방송돼 파업 여파가 미미했다. 그러나 '주병진 토크콘서트'는 진부한 구성과 기준점 없는 연출로 방황을 거듭하며 스스로 좌초했다. 결국 후속 프로그램으로 배우 정보석의 '주얼리하우스'가 투입됐지만 '주병진 토크콘서트'와 마찬가지로 초반 콘셉트에 혼란을 겪었고 지금은 토크쇼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시청률이 좀체 오를 기미가 안 보인다.
금요일 밤 방송되던 '위대한 탄생2'는 파업으로 인해 첫 생방송 경연이 취소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제작진이 현장에서 이탈하며 프로그램 완성도는 급격히 하락했고, 시즌1에 못 미치는 관심 속에 쓸쓸히 결승전을 치렀다. 후속 프로그램인 '댄싱 위드 더 스타2'는 MBC C&I에서 제작해 무난한 시청률 속에 결승전만을 남겨뒀다. 이어 '위대한 탄생3'가 준비 중인데 파업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제작에 돌입한 터라 시즌2의 결과를 반복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크다.
'우리 결혼했어요'는 제작 차질로 결방을 이어갔다. 빈자리에는 케이블채널 MBC뮤직의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이 긴급 투입됐다. 그러나 이마저 분량이 동나자 외주 제작사 인력을 끌어 모아 '우리 결혼했어요' 방송을 강행했다.
무엇보다 토요일 저녁 대표 예능프로그램이자 MBC 간판이기도 한 '무한도전'은 프로그램이 갖는 상징성이 커 대체 프로그램 투입 없이 스페셜 방송만 반복하며 24주간 결방했다. 결방 기간이 길었던 만큼 시청자들의 갈증이 고조된 상황이라 오는 21일 본 방송이 재개되면 MBC 예능 정상화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우리들의 일밤'은 파업으로 인한 타격이 가장 컸다. '나는 가수다' 시즌1 종료와 더불어 '룰루랄라'가 폐지됐고, '꿈엔들'과 '남심여심'이 편성됐다. 그러나 외주제작사에서 제작한 두 프로그램은 애국가 시청률을 반복했다. '나는 가수다'가 시즌2로 4월말 돌아왔지만 시즌1의 화제성에 비하면 관심이 크게 줄었다. '우리들의 일밤'은 1, 2부로 나뉘었던 것이 '나는 가수다2'만 유지한 채 1부 시간대에 MBC에브리원의 인기 프로그램 '무한걸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무한걸스'는 결방 중이던 '무한도전'의 빈자리를 빼앗은 듯한 분위기에 몰려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MBC 예능프로그램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 '황금어장-라디오스타', '주병진 토크콘서트', '위대한 탄생2', '우리 결혼했어요', '무한도전',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2', '무한걸스'(위부터). 사진 = 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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