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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인턴기자] KBS 2TV 수목드라마 ‘각시탈’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사이에는 공통점이 많다.
드라마와 영화라는 방식의 차이는 있지만 주인공이 가면을 쓰고 활동한다는 점, 각각 '일제'와 '고담시의 범죄세력'이라는 명확한 적이 존재한다는 점, 그리고 평상시의 모습에서 가면을 쓴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다는 점이 그러하다. 특히 두 작품의 주제를 관통하는 이들의 가장 큰 공통점은 '각시탈'과 '배트맨'이 스스로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하는 영웅이라는 사실이다.
크리스토퍼 놀란이 메가폰을 잡은 후로 배트맨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었던 '다크 나이트'에서 배트맨(크리스찬 베일)이 영화의 러닝타임 내내 가지고 있는 고민은 '평범한 인간인 나에게 범죄자를 심판할 특별한 권한은 없다. 지금과 같은 자경단 활동으로는 궁극적으로 범죄를 소탕할 수 없다'는 것이다. 고민 속에서 배트맨이 찾아낸 자신의 대체재는 고담시의 백기사로 떠오르는 지방 검사 '하비 덴트'였고, 자신이 해오던 역할을 법의 테두리 안으로 돌리기 위한 배트맨의 노력을 영화는 담아냈다.
각시탈의 고민은 현실이다. 주원이 연기하는 이강토가 일제의 형사로 일하게 된 것은 허무하게 죽은 아버지와 독립운동에 연루되어 모진 고문으로 바보가 된 형 때문이다. 혼자의 힘으로 바꿀 수 없는 이상보다 가족을 부양하는 현실을 선택한 것이다.
비록 형의 죽음을 겪는 과정에서 자신이 ?던 각시탈의 정체가 형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각시탈 활동을 이어받게 되지만 마음 한편에 혼자 일제에 대항하는 행동이 무모하다는 생각은 떨쳐낼 수 없다.
그런 각시탈에게 의미 있는 조언이 지난 14회 방송에서 등장했다. 결국 "형과 자신이 해온 각시탈 활동도, 독립운동가의 노력도 날로 세력을 더 하는 일제 앞에서는 의미 없는 것이 아니냐"는 이강토의 물음에 전노민이 연기하는 독립운동가 담사리가 한 대답이다.
"물론 무모해보이겠지. 계란 껍데기 그까짓 거 바위 모퉁이에 맞으면 그냥 깨져버리겠지. 하지만 바위는 아무리 강해도 죽은 것이고 계란은 아무리 약해도 산 것이다. 바위는 세월이 가면 부서져 모래가 되겠지만 언젠가 그 모래를 밟고 계란 속에서 깨어나는 병아리가 있을 것일세."
수목드라마 중 '각시탈'은 시청률 1위를 유지하며 극의 종반으로 치닫고 있고, 19일 개봉한 배트맨 시리즈의 최종작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그간 시리즈가 쌓아온 흥행 기록을 갱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렇게 드라마와 영화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시청자와 관객들은 이제 두 작품 속 주인공이 찾아낸 고민에 대한 최종 해답을 궁금해 하고 있다.
['각시탈' 주원(위)과 '배트맨' 크리스찬 베일. 사진 = KBS 제공-영화 '다크나이트 라이즈' 스틸컷]이승길 인턴기자 winnings@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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