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올스타전서는 체면을 세웠다.
21일 대전구장. 2012 팔도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참가한 8개 구단 선수들과 팬들이 몰려들었다. 그래도 경기장엔 한화 팬들이 가장 많았을 터. 전반기 부진한 경기력으로 최하위에 머무른 한화였지만, 올스타전만큼은 행복했다. 한화 선수들이 대전 팬들 앞에서 체면치레를 했기 때문이다.
이번 올스타전에 웨스턴 올스타 소속으로 참가한 한화 선수들은 총 5명. 류현진, 김태균, 최진행, 한상훈, 김혁민이 그 주인공이다. 원래 박찬호도 출전할 예정이었지만, 허리 부상으로 이날 갑작스럽게 김혁민에게 출전 티켓을 넘겼다.
김태균은 올스타전의 주인공 중 한명이었다. 그는 홈런 더비에서 개인 통산 3번째로 우승을 차지해 박재홍, 양준혁과 함께 최다 우승자로 기록됐다. 7아웃제로 치러진 예선서 무려 14개의 홈런을 가동했다. 밀어서 넘기고 잡아 당겨서 넘기고, 라인드라이브로 넘기고, 큰 포물선을 그리면서 넘기고, 심지어 장외홈런도 보여줬다. 그야말로 홈런쇼였다. 14개 중 연속적으로 쏘아올린 홈런이 무려 12개였다.
5회말이 끝난 뒤 치러진 결승전서는 역시 한 차례 홈런 더비 우승 경험이 있는 박용택과의 격돌. 10아웃제로 치러진 가운데 박용택이 3개를 기록한 걸 보고 타석에 들어선 김태균은 7아웃 상황에서 4번째 홈런을 치며 우승을 확정한 뒤 총 6개의 홈런을 가동했다. 홈런 더비에서 힘을 뺀 탓인지 타석에서는 4타수 1안타 1득점으로 평범한 활약을 선보였다. 4회초 강정호의 선제 솔로포 이후 이스턴 투수 장원삼(삼성)에게 좌측 담장을 때리는 2루타를 뽑은 뒤 이진영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다.
선발투수로 나선 류현진도 쾌투를 선보였다. 그는 전반기 마지막 등판이었던 18일 대전 삼성전서 2이닝 8실점으로 부진했으나 3일만에 올스타전 선발로 나서 2이닝동안 단 16개의 공을 던져 퍼펙트로 막아냈다. 1회말 김주찬~손아섭~강민호를 공 5개로 돌려세우더니 2회말 선두타자 홍성흔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전준우와 박종윤도 차례로 처리하고 브랜든 나이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박종윤의 타구는 류현진의 몸을 맞고 굴절됐으나 류현진은 개의치 않았다. 전반기 부진을 딛고 후반기 쾌투를 예고한 올스타전 호투였다.
한상훈은 대수비로 출전했다. 선발 3루수로 나선 이범호가 몸이 좋지 않아 2회말에 곧바로 출전한 것. 내야 멀티 요원인 덕분에 수비에선 큰 문제가 없었다. 타석에서도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6회초 2사 후 깨끗한 좌전안타를 터뜨려 대전 팬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최진행도 5회초가 끝난 뒤 박용택을 대신해 대수비로 출전했다. 좌익수로 나선 그는 7회초 2사 2루 타점 찬스에서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났다. 한편, 홈런 더비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등장해 2개의 홈런을 때려냈다.
박찬호 대신 출전한 김혁민은 7회말 유원상을 구원해 웨스턴 올스타 6번째 투수로 등판했다. 첫 타자 대타 최정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낸 뒤 김상수에게 우전안타, 김주찬에게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그러나 손아섭을 볼카운트 1S에서 3루수 병살타로 잡아내며 무실점을 기록하고 8회 손승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홈런 더비 우승자도 나왔고, 선발로 쾌투한 에이스도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제 몫을 했다. 비록 박찬호는 보지 못했지만, 대전 팬들은 올스타전 입장료가 아깝지 않을 것이다.
[홈런 더비 우승을 차지한 김태균(위), 선발로 나서 호투한 류현진(아래) 사진 = 대전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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