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배선영 기자] 영화 '도둑들'에서 눈에 띄는 배우는 전지현, 김수현, 김혜수 뿐만이 아니다. 많은 드라마로 중화권에서 인기가 꽤 높다는 국민엄마 김해숙과 가슴 시큰한 로맨스를 완성한 임달화(57).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20대 못지않은 건장함을 자랑하는 그는 묵직한 존재감을 빛낸다.
10인의 한중 도둑들이 마카오 카지노에서 희대의 다이아몬드를 훔친다는 줄거리의 영화 '도둑들'에서 중국 도둑들의 리더, 첸 역을 맡은 임달화를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만났다.
만약 도둑이라면 가장 훔치고 싶은 것은이라는 질문에, 자신의 삶을 보여주는 얼굴의 주름이라고 말하는 그는 정말 주름이 멋스러운 배우였다. 임달화는 최동훈 감독의 전화를 받고 첸과 씹던껌(김해숙)의 로맨스가 좋아 흔쾌히 출연을 결심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그는 영화 속 로맨스에 대한 강한 인상을 말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국적이 서로 달라 말은 통하지 않지만, 진정성 있었던 그 사랑이 자신의 마음을 흔들어놓았노라고 고백했다.
"과거 느와르 속 로맨스는 홍콩 여자와의 로맨스였는데 이번에는 서로 다른 나라 사람이 만나고 사랑한다는 것이 색다르게 작용했다. 국적이 서로 다른 두 남녀 사이 발생되는 로맨스가 자연스럽게 다가오게끔 하기 위해 생활에서 나올 수 있는 부분들을 떠올렸다. 실제로 연기할 때도 생활에서의 리얼한 것을 추구하는 면이 많다. 이번에는 김해숙 씨가 된장찌개 등 한국음식을 만들어줬을 때 그것을 먹으면서 어떻게 하면 이 여자와 애틋하고 리얼한 로맨스를 만들어낼까 하는 생각을 하며 그들의 사랑을 상상했다. 나는 첸과 씹던껌이 두 마리의 나비와 같다고 느꼈다. 비록 일주일 밖에 살지 못하지만 예쁜 옷을 입고 아름답게 노니는 것처럼 지내다 또 다른 새로운 세계를 향해 가는 나비 말이다. 실제로도 첸과 씹던 껌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은 적었다. 그래서 더 애틋하다. 관객들이 이 영화를 보고 둘의 로맨스에 강한 인상을 받았으면 한다. 더불어 최동훈 감독께 너무나 좋은 역할을 줘서 감사드린다."
임달화는 홍콩 내에서는 액션 배우로 유명한 이다. 그래서 그에게 오랜만의 로맨스 연기가 더욱 각별했나보다. 더불어 홍콩을 대표하는 액션 배우로 김윤석과 전지현의 액션 연기에 극찬을 보냈다.
"깜짝 놀랄 정도다. 홍콩에는 그 누구도 그렇게 높은 건물에서 뛰어내리지 않는다. 스턴트 맨이 아닌 이상 말이다. 그런데 전지현과 김윤석의 와이어 신을 봐라. 나 역시도 대역을 쓰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배우다. 관객들이 정말 보고 싶어하는 것은 배우들이 스턴트나 대역을 쓰지 않고 직접 하는 것을 보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런 면에서 둘은 존경스럽다."
그러면서 임달화는 자신이 출연한 한 액션 영화의 강도 높은 액션신을 직접 영상으로 보여주며 슬며시 자랑도 덧붙힌다. "나도 대역 안 쓰고 직접 했다. 아내한테 보여주니 '미쳤다'고 한다. 김윤석씨 아내도 김윤석씨를 혼냈는지 모르겠다. 갓 결혼한 전지현씨 남편의 반응도 궁금하다."
그리고 또 하나. 임달화는 컬처쇼크(문화충격)까지는 아니겠지만 꽤 충격을 받았던 것은 한국 스태프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이었다고도 털어놓았다.
"한국 스태프들은 고생을 너무 많이 한다. 홍콩에는 규정이 있어서 근무시간을 초과하면 오버차지를 받는다. 그런데 한국은 그런 것이 없다고 해서 너무 놀랐고, 따라서 작업 하면서는 늘 격려하면서 즐겁게 하려고 했다.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늘 현장에 붙어있으려고도 했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그들의 작업 방식에 협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또 배우들이 자신의 개런티를 일부 스태프들에게 돌려주는 방식도 괜찮을 것 같다. 물론 투자사도 마찬가지. 그들의 고생하는 모습에 존경을 표한다."
임달화의 그 말에 "한국배우들이 그 말 들으면 싫어하겠다"라고 하니, "조금이니까"라며 "한 영화에 배우가 다섯 명이 등장한다면 아주 조금만이라도 좋은 취지로 도와줬으면 한다는 말이다"라고 대답했다.
그는 실제 이번 '도둑들' 촬영에 있어서 홍콩 로케이션 당시 '도둑들' 측에 상당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장소 헌팅 등, 그가 두 팔 벗고 나선 탓에 순조롭게 진행됐다.
더불어 실제로 그는 10년 동안 작품을 하지 못한 한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적이 있으며, 이후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자 러닝개러티 형식의 보너스를 지급받았다. 당시 그는 그 보너스를 감독에게 전부 돌려줬다고 한다.
이정재는 임달화에 대해 "배우가 아니라 영화인 같았다"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저 제 몫만 하고 돌아가는 배우가 아니라, 모두를 동료로 생각하고 행동으로 실천하는 그의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리라.
[임달화. 사진 = 쇼박스 제공]
배선영 기자 sypova@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