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정에 쿨했던' 조준호, 할머니 이야기엔 눈물만…

[마이데일리 = 영국 런던 고동현 기자] 시종일관 밝은 표정이었다. 하지만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과 함께 말을 잇지 못했다.

많은 관심 속에 유도 남자 -66kg급에서 동메달을 따낸 조준호(24·한국마사회)가 30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코리아하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단연 관심은 전날 에비누바 마사시(일본)와 치렀던 8강전에서 나온 판정 번복이었다. 조준호는 에비누바와의 8강전에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받았지만 이후 심판위원장의 개입이 이뤄지며 패했다.

그럼에도 이날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조준호에게는 금메달을 따지 못했다는 아쉬움보다는 동메달을 따낸 기쁨이 더욱 크게 자리하고 있었다.

조준호는 당시 상황 심정에 대해 "이겼다고 생각했다가 판정이 번복돼서 천국에서 지옥으로 간 기분이었다. 처음에는 아쉬웠지만 부상도 있었지만 힘든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게 돼서 사실 정말 기쁘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 판정 번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나는 선수로서 경기장에서 최선을 다했고 판정은 심판이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경기결과에 승복한다"고 대범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터뷰 막판 할머니가 돌아가신 부분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분위기는 180도 바뀌었다. 거침없이 대답을 이어간 조준호는 말을 잇지 못한 채 눈시울이 붉어졌다.

감정을 추스린 뒤 말을 이어간 조준호는 "한 달 전 전지훈련갔을 때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금메달을 따서 (한국으로 돌아)갔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쉽다"고 말하며 기자회견장을 숙연하게 했다.

판정에는 쿨했던 조준호지만 할머니 앞에서는 한없이 작아진 그다.

[할머니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눈물을 글썽이는 조준호. 사진=올림픽특별취재단]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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