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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번에도 깜짝 금메달은 나왔다.
전세계 최고의 선수가 모이는 올림픽, 강자와 약자는 존재하는 법이지만, 예외도 많다.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주는 긴장감과 경기 당일 선수들의 컨디션과 대진 일정 등 주변 환경에 의해 강자가 패자가 되고 덜 기대했던 선수가 승자가 되는 모습이 빈번하게 나온다. 때문에 애당초 금메달 후보로 분류했던 선수 중 금메달을 따내지 못하는 선수도 있고,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선수들 중에서 금메달을 따낸 선수가 있다.
한국의 경우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보면, 2000년 시드니올림픽 펜싱 김영호, 2004년 시드니올림픽 레슬링 정지현, 2008년 베이징올림픽 역도 사재혁 등은 당시만 해도 확실한 금메달 후보라기 보다 복병에 가까웠다. 그러나 이들은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고, 언론의 무관심 속에서 칼을 갈며 결국 메달 시상식 정중앙에서 우뚝 설 수 있었다.
이날 송대남(남양주시청)의 유도 90kg급 금메달도 비슷한 케이스다. 송대남은 국내 중량급 최강자이지만, 세계랭킹은 17위로 세계 정상급은 아니다. 나이도 34세로 많은 편이다. 원래 81kg급에서 활약했지만, 2004 아테네올림픽에선 권영우, 2008 베이징올림픽에선 김재범에게 밀려 올림픽 출전 꿈을 접어야 했다. 이후 그는 무던히 몸무게를 늘려 90kg급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또한, 송대남은 국제대회 출전 경험은 많지만,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종합 대회는 이번이 첫 출전이다. 세계선수권서 아무리 우승을 해도 종합대회, 특히 올림픽이란 부담은 분명히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유도계는 송대남을 확실한 금메달 후보로 꼽지 않았다.
그러나 송대남은 시종일관 적극적인 공격을 시도해 화끈한 유도를 선보였고, 결국 금메달까지 몸에 걸었다. 결승전서도 연장전서 안뒤축걸기를 성공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금메달이라 더욱 짜릿했다.
한국은 이날 송대남의 금메달로 이틀 연속 유도에서 금메달이 나옴과 동시에 이번 런던올림픽서 처음으로 하루에 2개 이상 금메달을 따냈다. 금메달 5개로 10-10(금메달 10개, 종합 10위) 목표 달성도 한결 수월해졌다. 이래저래 송대남의 깜짝 금메달은 한국 선수단에 반가운 소식이다.
또 하나. 송대남은 정훈 유도대표팀 감독과 동서지간이다. 송대남의 아내와 정 감독의 아내가 자매지간인 것. 정 감독은 송대남의 결승전 도중 강력한 작전 지시로 인해 퇴장을 당했지만, 금메달이 확정된 이후 송대남에게 다가와 서로 맞절을 올려 서로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깜짝 금메달이 나온 유도장에서 볼 수 있었던 또 다른 풍경이었다.
[금메달을 따낸 송대남. 사진 = gettyimagekorea/멀티비츠]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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