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종합
[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마침내 신아람(26·계룡시청)까지 해냈다. 신아람은 개인전에서 흘린 눈물을 단체전에서 얻은 값진 은메달로 말끔히 씻어냈다.
신아람은 최인정(22·계룡시청), 정효정(28·부산시청), 최은숙(26·광주서구청)과 함께 출전한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개인전에서 '멈춰버린 1초'로 인해 받은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섰다. 슬픔의 눈물은 큰 일을 해낸 뒤 기쁨의 눈물로 바뀌었다.
한국 펜싱은 이번 올림픽에서 출전한 단체전 세 종목에서 모두 메달을 따내는 진기록도 썼다. 본의 아니게 개인전에서 메달을 목에 걸지 못한 메달 후보들은 단체전에서 명예회복을 하며 메달까지 거머쥐며 '힐링'을 제대로 받았다.
이번 올림픽 펜싱에서 첫 메달이자 첫 금메달을 노렸던 남현희(31·성남시청)는 여자 플뢰레 개인전에서 준결승과 3,4위전 모두 앞서 나갔지만 상대에 역전을 허용하며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여자 플뢰레에서 독보적인 이탈리아의 벽을 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남현희는 정길옥(32·강원도청), 전희숙(28·서울시청), 오하나(27·성남시청)와 함께 단체전에서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한국 펜싱 최초로 올림픽 2개 대회 연속 메달이라는 기록을 만들었다. 아쉽게 금메달의 꿈은 이루지 못했지만 오랜 시간 동안 정상의 기량으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남현희였다.
구본길(23·국민체육진흥공단)도 단체전 금메달로 치유를 받았다. 세계랭킹 3위로 이번 올림픽을 앞두고 유럽세에 대적할 가장 강력한 대항마이자 한국 펜싱이 내세운 가장 유력한 금메달 후보였던 구본길은 남자 사브르 개인전 16강에서 의외의 패배를 당하며 금메달의 꿈을 다음 올림픽으로 미루는 듯 보였다.
그러나 구본길이 금메달 준비를 위해 필요로 한 시간은 4년이 아닌 4일이었다. 개인전 경기가 끝나고 4일이 지난 뒤 5일째 되는 날 단체전에 출전한 구본길은 유감없는 활약으로 금메달까지 쾌속질주했다.
"함께 고생한 형들과 같이 금메달을 따면 좋겠다"며 단체전에 더 큰 의미를 둔 구본길은 노력으로 자신의 바람을 이뤄냈다. 남자 사브르 단체전에서는 구본길을 비롯해 원우영(30·서울메트로), 김정환(29), 오은석(29·이상 국민체육진흥공단) 모두가 에이스였다.
한국의 펜싱 마지막 경기가 있는 날, 신아람도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었다. 개인전을 가장 아쉽게 마감한 신아람은 단체전에서 반전을 이뤘다. 단체전에서 이룬 출전 전종목 메달의 쾌거는 한국 펜싱에는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었고, 이들에게는 아픔을 날려버리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여자 플뢰레-남자 사브르-여자 에페 대표팀.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