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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런던(영국) 고동현 기자] 울다가 웃었다.
진종오(33·KT)가 한국 사격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진종오는 5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런던 왕립포병대 기지 내 사격장에서 열린 런던 올림픽 사격 남자 50m 권총에 출전해 합계 662점을 기록하며 661.5점을 얻은 최영래(30·경기도청)를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로써 진종오는 한국 사격 선수 중 한 종목에서 2연패에 성공한 첫 번째 선수로 남게 됐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도 여자 양궁 기보배(24·광주광역시청)에 이어 한국 선수단 중 두 번째 2관왕 주인공이 ?磯?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이 종목 왕좌에 오른 진종오지만 이날은 본선 결과가 좋지 않았다. 562점을 쏘며 5위에 머물렀다. 이에 비해 함께 출전한 최영래는 569점으로 본선 1위로 결선에 올랐다.
하지만 경험의 힘은 무서웠다. 최영래가 5번째 발에서 7점대를 쏘며 주춤한 반면 진종오는 여러차례 10점 중반대를 기록하며 추격을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발에 10.2점을 기록, 8.1점에 머무른 최영래를 제치고 이 종목 2연패에 성공했다. 경기 후 진종오와 최영래는 서로 얼싸 안고 눈물을 흘렸다.
진종오는 "정말 기쁘지만 (최)영래에게 미안하기도 하다. 기쁨과 미안함이 공존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결선에 들어가기 앞서 '3등만이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사실 어제까지 50m 권총이 너무 잘 쏴져서 이렇게만 하면 금이겠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본선이 시작되니 너무 안되더라. '오늘은 안 되는 날이구나'라고 느꼈다. 하루 사이에 10년은 늙은 것 같다"고 이날에 대해 표현했다.
이어 진종오는 "그래도 올림픽인만큼 마지막 한 발까지 열심히 쏘자고 생각했다. 올림픽을 나가지 못한 선수들이 내가 대충하는 것을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싶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만점은 안 쏴지더라"라고 덧붙였다.
한편 진종오는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최영래에 대해서 "(최)영래의 기분을 안다. 아테네 때 내가 느낀 기분일 것이다"라며 "메달 자체는 기쁘지만 시간이 지나고 마음이 가라 앉게 되면 내가 미워질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메달은 따 본 사람이 계속 딴다. 이번 대회를 계기로 한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최영래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2관왕에 오른 진종오. 사진=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런던(영국)〓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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