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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양학선(20·한국체대)이 한국 체조의 꿈을 현실로 바꿔놓았다.
양학선은 6일(현지시각) 영국 런던 노스 그리니치 아레나에서 벌어진 체조 남자 도마 결선에서 본인이 개발한 '양1' 기술을 선보이며 경쟁자들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냈다. 도마 종목은 물론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1988 서울 올림픽에서 남자 도마의 박종훈이 동메달로 올림픽 첫 메달을 따낸 이후 금메달이 나오기까지는 24년이 걸렸다. 24년 동안 많은 선수들이 금메달에 도전했지만 때로는 돌이킬 수 없는 한 순간의 실수로, 때로는 예기치 않은 오심으로 좌절을 겪었다.
박종훈 이후 한국은 매 올림픽마다 체조 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대회가 열리기 전 가장 금메달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은 선수는 1996 애틀랜타 올림픽 도마 종목에 출전한 여홍철이었다. 당시 여홍철에게 쏠린 관심은 마치 이번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양학선이 받은 주목과 비슷했다.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여홍철은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금메달이 확실하다는 것이 모두의 예상이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그 실수가 올림픽에서 나왔다. 여홍철은 결선 무대에 올라 공중에서 두 바퀴 반(900도)을 도는 자신의 신기술 '여2'를 구사했다. 하지만 여홍철의 유일한 약점으로 꼽히던 불안한 착지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왔다. 지면으로 내려오며 똑바로 서지 못하고 한참을 주춤했던 여홍철의 표정에는 아쉬움이 묻어났다.
여홍철의 직감대로 결과는 은메달이었다. 여홍철은 아쉬움에 눈물을 쏟고 말았다. 여홍철의 눈물 이후 체조에서는 4년마다 메달이 나왔다. 하지만 도마에서는 단 하나의 메달도 나오지 않았다.
여홍철이 꿈꿨던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은 그의 광주체고 직속 후배인 양학선에게서 나왔다. 양학선은 최고 난이도의 기술에 완벽에 가까운 착지까지 도마의 모든 것을 보여주며 금메달을 따냈다. 방송 해설로 나선 여홍철도 환호하며 자신의 꿈을 대신 이뤄준 양학선의 금메달에 누구보다 기뻐했다.
[양학선. 사진 = 런던(영국)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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