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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36년 만의 올림픽 메달을 노리는 여자 배구 대표팀이 8강에서 이탈리아라는 암초를 만났다.
김형실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승 3패, 승점 8점으로 B조 3위에 오르며 예선을 마쳤다. 자력으로 8강에 진출한 대표팀은 추첨을 통해 준결승으로 가는 길목에서 이탈리아를 만나게 됐다. 이탈리아는 세계랭킹 4위로 한국에게는 버거운 상대다.
하지만 한국 또한 만만치 않다. 한국의 예선 5경기 전적은 2승 3패지만 세트 득실에서는 +1을 기록했다. 내준 세트보다 따낸 세트가 하나 더 많다. 0-3으로 맥없이 패한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내용면에서도 절반의 성공이라 할 만한 결과다.
이러한 선전 속에는 김연경의 괴력이 있었다. 김연경은 예선 5경기에서 총 137득점으로 전체 선수 가운데 득점 1위에 올랐다. 2위인 데스티니 후커(미국·104득점)나 3위 에카테리나 가모바(러시아·99득점)와 비교해도 월등한 차이다. 한국의 한정된 공격루트로 인해 김연경에게 토스가 집중된 결과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김연경의 파괴력을 증명하기에는 충분한 기록이다.
실제로 김연경의 공격력이 있어 한국은 세계의 강호들을 괴롭힐 수 있었다. 한국은 예선에서 때로 리시브 불안을 노출했고, 주전 세터 김사니의 토스웍도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김연경이 해결사 역할을 해내며 승리로 이끈 세트가 많았다.
김연경이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무력화하자 김연경은 더 많은 견제를 받았고, 이로 인해 한송이나 김희진의 공격이 순간순간 주효했다. 여기에 정대영과 양효진도 힘을 보태며 한국은 강한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다가올 이탈리아전에서 레프트 보조 공격수인 한송이와 라이트 김희진이 뛰어난 활약으로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이상적이지만, 강한 상대를 만났을 때는 이런 상황을 만드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오히려 김연경이 2,3인 블로킹 벽을 뚫어내며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을 한송이와 김희진의 공격까지 원활히 풀릴 수 있게 만들어 주어야 한다. 김연경에게는 부담이지만 현재로서는 한국이 이탈리아를 이길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결국 승부의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이번에도 김연경이다.
[여자 배구 대표팀. 사진 = getty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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