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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경민 기자] '해운대 연인들'이 과도한 노출과 선정적인 장면들로 스토리에 개연성을 잃고 산만한 전개를 보였다. 여배우는 가슴이고 남자배우는 복근을 눈요깃 거리로 앞세웠다.
6일 밤 첫 방송된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극본 황은경 연출 송현욱 박진석)에서는 이태성(김강우)과 고소라(조여정)를 중심으로 주요 캐릭터들이 빠른 전개 속에 소개됐다.
그 과정에서 부산 해운대를 배경으로 한 시원한 볼거리와 함께 배우들도 옷을 벗기를 서슴치 않아 방송 초반부터 화끈하게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무더운 여름 가볍지만 유쾌한 드라마를 보여주겠다는 제작진의 의도와 달리 첫 회에서의 노출은 유쾌하게만 다가오지 않았다.
이날 방송은 런던 올림픽 중계와 동시간대 경쟁작 MBC '골든 타임'에 맞서 초반 시선몰이에 성공하고픈 제작진의 의도 때문인지 지나치게 의도된, 선정적인 장면들이 불필요하게 등장,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활어전문 삼촌수산의 큰 삼촌 이순신(이재용)은 방에서 자고 있는 고소라를 깨우러 들어가다 짧은 핫팬츠를 입고 허벅다리를 드러낸 채 자고 있는 고소라의 다리라인을 보며 괜한 헛기침을 해댔다. 이때 카메라 앵글은 조여정의 다리를 훑고 지나갔다.
법무부 장관의 딸로 이태성을 향한 지고지순한 사랑을 보인 윤세나(남규리)는 가슴이 훤히 드러난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대기실에 있다가 갑작스런 복통에 식은 땀을 흘리며 배를 움켜쥐었다. 그 장면에서 남규리의 가슴과 배 부분이 여러 번 클로즈업 됐다.
해운대 호텔에 고소라가 생선을 실은 삼촌수산 트럭을 타고 들어오자 이를 저지하려던 호텔 사장 부인 육탐희(김혜은)는 생선물을 뒤집어쓰는 봉변을 당했다. 붉은색의 타이트한 튜브톱 드레스를 입고 있던 육탐희는 물에 젖은채 고소라와 실랑이를 벌였고 젖은 드레스로 인해 가슴 골이 드러났다.
나이트클럽에서 이관순(소연) 대신 양주값을 갚기 위해 대타로 어우동쇼를 하게 된 고소라는 스트립쇼가 연상되는 무대를 능청스럽게 연출했다. 급기야 매혹적인 춤사위를 벌이다 옷고름까지 풀어 글래머러스한 가슴 라인이 부각됐고 이에 손님들은 옷을 더 벗으라고 소리쳤다.
마약밀매상을 잡으려고 차력사로 변한 이태성은 고소라를 범인의 내연녀로 오해 '이런 감정은 처음이야'라고 계속해서 암호를 보내 야릇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이후 무대에 나와 도망치는 고소라와 문 틈 사이에 끼어 의도치 않게 밀착 포옹을 하게 됐다.
또 고소라는 급기야 벌어진 옷 사이로 이태성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어야했고 이후 못에 걸린 치마가 벗겨져 속바지가 그대로 노출됐다. 하지만 이태성이 벗긴 것으로 오해한 고소라는 속바지가 보이는 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향해 하이킥을 날렸다.
문제는 이같은 장면들이 스토리 전개상 정말 필요했냐는 점이다. 이순신이 자고있는 고소라를 깨우는 장면에서 꼭 다리를 훑어야 했는지, 이태성이 결혼예복을 갈아입으며 굳이 상의를 노출해야 했는지, 윤세나가 맹장염으로 복통에 시달리는 모습에서 왜 가슴이 부각됐는지, 갑작스레 어우동쇼는 왜 하게 되고 이태성과 초반부터 진하게 스킨십을 해야 했는지 개연성이 부족해 기껏 벗었건만 설득력이 약해졌다.
의도적인 노출 장면은 캐릭터마저 왜곡되게 만들었다. 특히 당차고 악착같이 살아가는 생활밀착형 캐릭터를 연기 중인 조여정은 한 번의 어우동쇼로 마치 영화 '방자전'과 '후궁' 속에서 19금 노출신을 과감히 선보였던 모습이 오버랩되게 했다. 이에 부산 사투리를 쓰는 모습마저도 더욱 이질감이 들었다.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해운대 연인들' 첫 회는 9.8%의 전국 시청률을 기록하며 무난한 출발을 보였다. 어찌됐건 시선몰이는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밑도 끝도 없는 노출로 드라마에 대한 몰입을 방해한다면 시청률에 대한 보장도 할 수 없다.
[개연성 부족한 노출 장면으로 산만한 전개를 보인‘해운대 연인들’. 사진 =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 연인들’ 방송화면 캡처]
고경민 기자 gogin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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