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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조인식 기자] 36년 만의 메달을 향한 도전은 아쉬운 실패로 끝났지만, 김연경(24·페네르바체)은 빛났다.
당초 한국 여자 배구는 올림픽에서 조별예선도 통과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았다. 한국은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세계랭킹 1위인 미국을 비롯, 브라질, 중국, 터키, 세르비아 등 강호들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달랐다. 모든 것은 김연경의 공격에서 시작됐다. 김연경은 동메달 결정전 이전까지 총 185득점으로 이 부문 부동의 1위를 달렸다. 2위 데스티니 후커(미국·147득점)가 따라오기 힘든 수치였다. 그만큼 김연경의 공헌도는 컸다.
한국은 조별예선에서 승보다 패가 많았지만 0-3으로 패한 경기가 한 번도 없었을 만큼 쉽게 무너지지 않는 경기를 했다. 그리고 8강에서는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했던 이탈리아를 꺾는 작은 파란을 일으켰다. 이런 훌륭한 경기 내용도 김연경이 있어 가능했다.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는 김연경은 기본적으로 2명의 블로커를 달고 공격을 시도했다. 때로는 3명이 김연경이 공격을 막기 위해 달라붙었다. 하지만 김연경은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어이 공격을 성공시키곤 했다.
이렇게 김연경에게 상대 블로킹과 수비가 집중되면서 다른 공격수들은 반사이익을 얻었다. 레프트 보조 공격수인 한송이와 라이트에서 뛰는 김희진, 황연주는 비교적 편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공격을 할 수 있었다. 좌우 쌍포가 가동되기 시작하면 중앙에 위치한 정대영과 양효진의 속공도 활기를 띠었다.
공격은 물론 수비도 발군이었다. 전위에서 공격을 책임지다시피 한 김연경은 블로킹으로도 상대를 위협했고, 후위로 빠졌을 때는 리시브와 디그도 마다하지 않았다. 공수에서 김연경이 불어넣은 활력은 숫자로 환산할 수 없는 가치가 있었다.
일본과의 동메달 결정전도 마찬가지였다. 일본도 한국이 김연경을 활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연경은 변함없는 활약을 했다. 서브 리시브와 수비가 원활하지 않아 일본을 꺾지는 못했지만, 김연경의 위력은 재확인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번 올림픽은 김연경에게 있어 세계 최고 공격수의 기량을 다시금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메달 도전도 런던 올림픽이 마지막은 아니다. 아직 선수로서 전성기를 누릴 나이를 넘기지 않은 김연경에게는 다음 기회가 충분히 남아 있다.
[김연경. 사진 = gettimagesKorea/멀티비츠]
조인식 기자 조인식 기자 ni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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